사토 마사루 외무성 국제보도관은 회견장에서 오래된 지도 한 장을 꺼내 들었다. 16세기 중종 때 제작된 관찬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된 ‘팔도총도(八道總圖)’가 바로 그것. 사토 보도관은 이 지도를 복사해 나눠주며 “울릉도 서쪽에 우산도(독도)가 그려져 있는 걸 보면 한국이 생각하는 우산도는 독도가 아니고, 한국은 역사적으로 진짜 독도를 알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4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지도 한 장을 근거로 영토의 주인을 논하는 사토 보도관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독도 문제를 빨리 ‘분쟁지역’으로 이슈화하려는 조급증이 느껴진다. 정확한 지도를 그리기엔 기술적 제약이 불가피했던 당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게다가 팔도총도에는 한반도 바로 옆에 대마도가 그려져 있다. 사토 보도관의 주장대로라면 지도에 대마도가 그려져 있으니 당시 조선인들은 대마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따라서 대마도는 지금 한국땅이어야 한다.
사실 역사 자료에서 대마도가 한국땅이라는 근거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세종실록>에는 “대마도라는 섬은 본시 계림(신라의 별칭으로 경상도를 가리킨다)에 속한 우리나라 땅이다.”라는 표현이 있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대마도는 조선 땅으로 표기돼 있다.
한편, 이날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참의원 결산회에서 “한국의 독도 지배는 불법 점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불법 상륙”이라는 발언을 했다. 방법이 어떻든 독도 문제를 국제 사회의 이슈로 떠올려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일본의 의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