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대통합' 행보를 보이던 박 후보가 지지도가 낮은 대학생층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학생회장들은 거듭 "진정성을 볼 수 있는 증거를 달라"고 요구하며 시큰둥한 입장이다.
23일 오전 10시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가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전국 대학 총학생회 모임의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 후보 외에도 이혜훈 최고위원, 김세연 의원 등 10여 명의 새누리당 인사들이 얼굴을 비췄다. 토론회 사회는 이재영 의원이 맡았다.
이날 정장 대신 하늘색 청셔츠와 검은 면바지를 입은 박 후보는 테이블을 돌며 학생 전원에게 악수를 건넸다. 이날 박후보는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 무게는 두근두근해서 네근이다. 오늘 여러분을 만나러 오는 제 마음이 그랬다"며 "미래에 여러분 중에 몇 분은 이 장소가 여러분의 미래 일터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나는 오늘 모임에 제 마음이 어떻게 두근거리지 않을 수 있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후보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제 교육정책 핵심 중에 한 가지"라며 "여러분들의 등록금 부담을 분명하게, 반드시 반으로 낮추겠다고 여러분들에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반드시 해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박 후보의 반값등록금 약속의 진정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고려대 박종찬 학생회장은 "이 자리가 표를 위한 선심성 정책이나 1회성 행사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며 "박 후보께서 캠퍼스를 직접 찾아와 학생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또 건국대 임진용 학생회장은 "항상 학생과 소통을 말하지만 늘 대화가 아닌 공지를 내리는 식이었다. 학생들과 진정으로 소통할 준비가 됐나 궁금하다"며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전주대 이형훈 학생회장은 "대선 전에 공약으로만 말하지 말아라 한 계단씩 밟는 모습을 보여야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서울권은 손처럼 눈에 드러나지만 지역 대학은 양말에 싸인 발처럼 문제가 드러나지 않아 주목해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진정성이 있다면 그 열정과 의지가 자연히 따라온다. 대학생, 젊은이들 정말 소중히 생각하고, 앞으로 자주 만날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또 박 후보는 "학자금 대출 실질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소득과 연계하는 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며 "반값등록금이 당론이라 할 수 있으니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여러 언론이 참여한 공개적 자리이기 대문에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계속되었다. 박후보는 발언이 끝난 후에 추가로 "언론이 있어야 보도가 된다. 그래야 이슈화가 되고,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가진다"며 "언론이 있는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나쁘다고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제가 약속 잘 지킨다는 얘기 듣지 않나. 함부로 약속하지 않기 때문이다.내 확신이 설 때에야 약속하고, 그것을 의지를 갖고 지키는 정치를 해왔다"며 "여러분께서 희망을 갖고 제 약속을 믿어도 된다. 반드시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키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