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범야권 원로들이 참여한 '희망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는 2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원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안철수 교수에게 공식 출마선언을 서두르라고 다그칠 생각은 없다"면서도 "다만 이제는 그가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은 지났으며, 설혹 야권 단일후보가 안 되더라도 '안철수 현상'의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민주세력의 공동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선언 이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구체화하고, 동행집단에 대한 검증과 피드백을 활발히 수용하며, 다른 진보개혁 세력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착실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로들은 악화일로를 걷는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서는 "야권의 연합정치에 큰 역할을 해온 진보정당의 모습은 통탄할 상황"이라며 "우리가 5월 9일 성명에서 주문한 통합진보당의 '재창당 수준의 갱신'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통합진보당에 기대를 걸었던 것은 민주통합당만으로 채울 수 없는 진보정치에 대한 욕구가 국민에게 있었기 때문이지 특정 정당이 대선 정국의 연합정치에 참여하느냐 마느냐가 긴요하기 때문은 아니었다"며 대선판에서는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백낙청 교수는 기자들과 따로 만나 "안철수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이 없으니 물러서겠다고 하는 것이 민주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자기가 단일 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워놓고 돕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고, 구체적인 방안은 안 원장이나 민주당 측이나 지금부터 고민을 해보라는 취지이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구체적인 등판 시기나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안 원장도 단단히 각오하고 민주세력의 공동 승리를 위해 깊이 고민하고 행동하라는 충정은 있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안 원장과 직·간접적으로 소통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주 소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안 원장이 야권 원로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