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Ⅲ)의 마지막 작품인 '서애유성룡함'이 이달 말 해군에 인도된다. 해군은 앞으로 6개월 가량의 전력화 과정을 거친 뒤 2013년 상반기에 '서애유성룡함'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구축함(驅逐艦, destroyer)은 대함, 대잠, 대공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3,000~8,000톤급의 기동전단 주력 전투함을 일컫는 명칭이다. (*구축/驅逐 : 어떤 세력 따위를 몰아서 쫓아냄)
처음에는 적 어뢰정에 대한 공격과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져 어뢰정 구축함(torpedo-boat destroyer)으로 특성화 됐으나, 이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구축함(destroyer. DD)이라 부르게 됐다. 이지스 방공 구축함에는 G(DDG)가 붙는다.
우리 해군은 1980년대 초부터 국산 구축함 사업을 추진해 단계별로 KDX-Ⅰ, KDX-Ⅱ, KDX-Ⅲ 구축함을 취역시켜 왔다.
해군은 이들 구축함에 삼국시대부터 외국의 침략을 격퇴하거나 국토를 확장한 장수, 또는 국민들로부터 추앙받는 왕이나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KDX-Ⅰ사업의 첫 결실인 1호 구축함은 '광개토대왕함'(1998년)이라 명명됐다. 이후 '을지문덕함'(1999년)과 ‘양만춘함’(2000년)이 잇따라 취역했다. 이들을 광개토대왕함급(3,200톤급) 구축함이라고도 부른다.
‘충무공이순신함’급(4,400톤급)인 KDX-Ⅱ 구축함으로는 ‘충무공이순신함’(2003년)과 ‘문무왕함’(2004년), ‘대조영함’(2005년), ‘왕건함’(2006년), ‘강감찬함’(2007년), ‘최영함’(2008년) 등 6척이 있다.
◈ 세 번째 이지스 구축함 ‘서애유성룡함’(DDG-993)
KDX-Ⅲ 사업으로 건조된 구축함은 이지스 구축함(DDG)이다. ‘서애유성룡함’에 앞서 2008년 12월에 ‘세종대왕함’이, 2010년 10월 ‘율곡이이함’이 각각 취역했다. ‘세종대왕함’급(7,600톤급)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구축함에는 각각 991, 992, 993번의 함정 번호가 부여돼 있다.
이지스(Aegis)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그의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의 이름이며, 어떠한 무기도 뚫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지스함에 ‘신의 방패’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DX-Ⅲ 이지스 구축함은 7,600톤급(만재 10,000톤)이며, 최대 속력 30노트, 항속거리는 5,500마일이다. 길이는 축구장 한 배 반인 166미터에 이르며, 폭은 21.4미터다.
KDX-Ⅲ 구축함의 핵심인 SPY-1D(V)레이더는 360도를 감지하면서 1,000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 · 추적하고, 2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최대 탐지 및 추적거리는 1,054킬로미터, 탄도탄 최대 추적거리는 925킬로미터에 이른다.
무장 또한 서방측 전투함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7밀리미터 함포와 128셀의 수직발사기에 스탠다드 대공 미사일 80발(SM-2 블록 ⅢB와 SM-3)과 함께 32발의 한국형 장거리 함대지 순항미사일을 탑재한다. 이밖에 근접방어체계(CIWS) 기관포인 골기퍼(GoaLKeeper)도 장착돼 있다.
'신의 방패‘라는 별명에 걸맞게 첨단 스텔스 기술이 적용돼 생존성도 크게 강화됐다.
우리 해군이 한국형 구축함 사업을 시작한 지 30년만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구축함 전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