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봉된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이미도란 이름과 얼굴을 동시에 기억시킬 만하다. 예쁜 미모의 배우가 아닌, 스스로 말하길 '조선시대 미인상'인 이미도는 이번 영화에서 세자빈 심씨를 맡았다. 그간 수많은 사극에서 봐왔던 세자빈의 이미지와는 분명 어딘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때문에 그녀는 등장부터 큰 웃음을 안긴다.
이미도는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사실적인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고 웃은 뒤 "가채를 올리고, 나인들을 이끌고 처음 등장할 때 제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대사도 안하고 등장만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막 웃더라"며 "왜 웃지 했는데 그 모습을 제가 봐도 웃기더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그녀는 "지금까지 어떤 역할이든 고심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번에 유난히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그동안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파닥파닥 살아있길 원했다. 그래서 서운하기 보다 제가 만든 캐릭터에 배우 이미도가 묻힌거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도의 솔직 당당함은 '외모'를 얘기할 때도 거침없었다. 그녀는 지난 언론시사회에서 '조선시대 미인상'이란 말로 화제를 모았고, 극 중에서도 세자빈 심씨는 이하늬가 연기한 수연의 외모를 평가한다.
그녀는 "정말 웃기려고 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조선시대 미인형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어이가 없으시겠지만 지금 시대니까 이하늬씨가 미스코리아 진이지 그 시대엔 안 예쁜 얼굴"이라고 크게 웃었다. 또 "몇번 인터뷰 하고, 기사를 봤는데 '조선시대 미인' 그리고 뒤에 꼭 괄호에 물음표를 넣더라"며 웃음으로 압박했다.
실제 전주 이씨 해안군파 18대손인 이미도. "실제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공주였을 것"이란 그녀의 말과 달리 현실 속 그녀는 그간 못난 캐릭터를 주로 해왔다. 이번 작품으로 급격한 신분 상승을 이뤘다.
이미도는 "영화 '점쟁이들'에서 귀신 역으로 카메오 출연하는데 그때 김수로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분장과 의상을 하고 나오니까 선배님이 '내 등뒤에 달라 붙어 있던 애가 세자빈'이라며 '신분상승했다'고 하더라"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기분이 좋았고, 현장 가는 게 재밌고 즐거웠다"고 밝혔다.
신분이 상승하다 보니 주지훈과 호흡을 맞추게 되는 '호사'를 누렸다. "저 혼자 로맨스였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뻤다"고 만족해 했다. 특히 목욕신에서의 행동은 각본에도 없는, 진심을 담은 행동이었단다.
"목욕탕에 뒤돌아 앉아 있는 주지훈의 등을 보면서 달라붙는 장면이 있는데 진심으로 '철썩' 소리가 나게 달라 붙었다. 그랬더니 주지훈씨는 진심으로 도망가더라.(웃음) 저도 모르게 따라가게 됐다. 근데 원래 각본에 짜여진게 아니라 저랑 주지훈씨랑 애드리브로 나온거였다."
극 중 세자빈이란 신분과 달리 실제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로서의 존재는 미미했다. 이미도는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분들이 '감독님께서 이하늬씨한테 무릎을 꿇었다'고 하더라. 그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보통 여배우를 배려해주는 분위기인데 저는 딱히 없었다. 그냥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아쉽기 보다 이마저도 장점으로 생각하는 이미도의 '긍정적 마인드'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상대가 편안하게 다가오니까 저도 그런 것 같다. 그게 제가 가진 장점"이라며 "그래선지 작품을 끝내면 꼭 '의형제'를 맺고 나오더라"고 웃었다.
또 "대중들한테도 친근하면서도 편안한, 부담이 없는 배우로 인식되면 좋겠다"며 "그러면 30년 후엔 김혜자나 나문희 선생님 같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