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입 다물라" 성폭력 정치화에 '일침'

한국여성민우회 "언론에 공개, 정치공방 도구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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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당직자가 가담한 성폭력 사건이 새누리당의 폭로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피해자에게 2차 고통을 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건 초기부터 피해자와 상담해왔던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피해자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이 원치않은 사건 공개로 성폭력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이하 상담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로서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의 정치적 공격의 수단이 되는 추측에 의존한 공개와 보도에 분노를 표한다"며 "소문을 근거로 언론에 사건을 공개한 새누리당은 그간의 사건 해결과정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상담소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초반부터 가해자의 성폭력 가해 행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사건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되거나, 가해자의 언론플레이로 언론에 사건이 보도되는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순간 피해자의 신상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앞으로 기자로서 생활하는데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상담소는 "해결 방향에 대해 가장 초점이 되었던 것은 피해자의 신상이 보호되면서 공식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며 "때문에 피해자는 소속 언론사와 민주통합당에 사건에 대한 비밀유지와 공식적인 징계절차를 요구했고, 가해자들에 대해 각각 정직 5개월, 해임이 결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피해 여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용하게 사태 해결을 결정했던 상황에서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이 소문을 듣고 사건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사태가 꼬였다.

상담소는 "새누리당의 언론브리핑이 있기 전까지는 이렇듯 최소한의 공개원칙을 지키면서 가해자에 대한 공식적인 해결이 진행되었고 피해자 또한 기자로서의 일상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며 "그러나 새누리당이 언론에 사건을 공개함으로 인해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악용했고 또 다른 국면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은폐 의혹을 제기했지만 내부의 공식적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므로 은폐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을 은폐로 표현한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사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사건 공개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사실확인이 없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상담소는 "신의진 대변인의 브리핑 목적이 성폭력 사건의 해결이나 피해자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면 브리핑을 하기 전에 정확한 사건 파악이 이루어졌어야 한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사건을 지원하고 있는 미디어오늘 대리인, 본 상담소에 확인 전화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성폭력 피해의 실체에는 관심 없고 성추행 사건이라는 겉 포장에 관심을 두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권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지금과 같은 정치적 공방은 성폭력 사건의 해결과 피해자의 일상복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지금부터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신 대변인은 "여성민우회가 새누리당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부터 든다. 새누리당인지, 민주당인지에 따라 시각이 달라져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자체를 밝히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은 없다. 조용히 쉬쉬하다보니 가해자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 대변인은 아동심리치료 전문가이자 '조두순 사건'의 피해 어린이 나영이의 주치의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7번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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