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문-현영희와 증거인멸 시도…차명폰 실체도 확인(종합)

檢 "3억원에 달러·엔화 등 외화 섞어"…조씨측 "실체 객관적으로 드러난 것 없어"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공천뇌물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현영희(61) 새누리당 의원과 자주 접촉하며 서로 말을 맞추고, 다른 사람 명의의 차명폰을 사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12일 부산지법 김수정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검찰은 “(두 사람이) 8월 1일과 2일 사이에 통화한 내역이 있다”며 “언론 보도가 나자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며 진술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씨는 또 압수수색을 당한 다음날인 지난 5일에는 자신이 사용한 차명폰의 실제 명의자인 이모 씨에게 “통화내역을 확인해서 내일 아침 9시 반에 사무실에서 보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3억원을 전달받은 지난 3월 15일을 전후해 이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차명폰은 현 의원의 전 비서 정동근(37) 씨가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직접 봤다는 휴대전화와 같은 것으로, 구형 폴더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활동비 명목의 500만원만 받았다’는 조씨 주장에 대해서도 은색 쇼핑백의 절반 높이로 돈이 들어있었다는 정씨의 진술 등에 비춰 현금뿐만 아니라 달러와 엔화, 유로화 등 외화를 함께 담으면 충분히 3억원을 채울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3월 15일 직전 현 의원의 남편 회사 계좌에서 2만2000유로, 우리돈 약 3056만원이 환전된 점과 회사 금고에서 달러ㆍ유로화 묶음 단위가 발견된 정황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씨 측은 “쇼핑백에 3억원이 담기지 않으니까 검찰이 달러니 유로화니 자기앞수표를 갖다 붙이는 것 같다”며 “3억원의 실체는 아무 것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게 없다”고 맞섰다.

조씨 측은 또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당사자들이 검찰과 법원에서 주장을 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대 범죄라고 해서 무조건 구속해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구속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조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 늦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