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공천헌금, 지금터진게 그나마 박근혜에겐 다행"

박근혜 지지율, 지금 조사하면 빠진 것으로 나올 것
공천헌금, 배달사고 가능성 점점 줄어들고 있어
도려낼 부분은 확실하게 도려내야
공천 비리, 박근혜 책임론 불가피
정수장학회 박근혜 후원금, 큰 정치적 타격 주진 못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8월 10일 (금) 오후 7시■ 진 행 : 이명수 (심리기획가)■ 출 연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고성국
▶이명수>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요. 이제는 현기환, 현영희 두 사람뿐만 아니라 총선 공천 전반을 다 조사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책임론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정수장학회 측이 박근혜 의원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어떻게 정리가 될지,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정치권의 흐름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전화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고성국 박사님, 안녕하세요?

▷고성국> 예, 안녕하십니까?

▶이명수>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어요?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뭐 지금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현기환 전 의원으로 돈이 넘어간 정황이 속속 지금 확인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에서 현영희 의원 측에서 거의 무차별로 친박계 의원 중심으로 차명 후원금까지 뿌린 것으로 지금 정황상 확인되고 있잖아요. 사건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수>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이걸 배달사고로 정리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덮기는 어려워진 상태 아닙니까?

▷고성국> 아, 그럼요. 배달사고라면 배달사고를 낸 조기문 씨가 책임지는 걸로 끝날 수 있을 텐데,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이나 검찰의 어떤 심증은 이것 배달사고는 아니다, 현기환 전 의원이나 또는 그밖의 친박 의원들에게 뭐 뇌물이 되었건 공천 헌금이 되었건 또는 차명 후원금이 되었건 어떤 형태로든 돈이 전달되었다, 이렇게 보는 것 같아요. 뭐 제가 봐도 상식적으로 배달사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명수> 꼬리 자르기 방식 같은 것은 이제 안 되겠네요?

▷고성국> 그런 식으로 뭘 미봉적으로 수습하려고 그러면 오히려 더 늪에 빠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명수>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윤리위원회에서는 상대편 당에서 보면 얄미울 정도로 아주 신속하게 현기환 전 의원하고 현영희 의원을 제명 결정했단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계속 논란은 확산되고요. 그 이유는 뭔가요?

▷고성국> 새누리당은 뭐 그걸로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고 그렇게 한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우선 당이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인다고 할까요. 그런 차원에서 제명 조치를 한 건데요. 그러나 지금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검찰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는 정황 자체가 뭐 이 두 사람의 개인 비리로 끝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점점 이 사안은 확산될 수밖에 없고요. 이렇게 되면 소나기 올 때 그걸 피한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고 해서 비 안 맞는 것 아니거든요. 맞을 비를 다 맞아야 비가 그칩니다. 그러니까 차제에 새누리당이 진상조사위원회도 발족한 만큼 공천 전반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도 좀 진상조사를 하고, 검찰도 정말 성역 없이 조사를 해서 책임질 부분 확실하게 책임지고, 도려낼 부분은 확실하게 도려내야 비로소 수습이 될 것 같습니다.

▶이명수> 그렇게 계속 논란이 지금 확산되다 보면 박근혜 책임론 문제도 안 나올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고성국> 불가피합니다. 당시에 박근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 당의 최고 지도부였기 떄문에요,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있었던 사고이니까 뭐 법률적으로는 책임질 일이 없을지 몰라도 정치적, 도의적으로는 국민들한테 책임을 져도 아주 깊이, 무겁게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이명수> 지금 황우여 대표가 사퇴를 하거나 그런다고 해서 비박 주자들이나 야권에서 그 정도로 공세를 그칠 것 같아 보이지 않아요, 지금.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황우여 대표도 자기가 대표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웬만하면 대표직 유지하고 싶겠지만, 지금 우선 대표 자리 연연해해서 그럴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황우여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더라도 박근혜 후보의 책임문제가 여전히 제기될 정도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니만큼 사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자기 몸을 먼저 던져서라도 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를 보호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황우여 대표뿐만 아니라 친박계 의원들이 정말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당을 살리고, 유력한 주자를 보호할 것이냐, 이런 고민을 좀 진지하고 심각하게 해야 될 겁니다.

▶이명수> 그런데 그렇다고 그러면 박근혜 의원이 지금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되나요?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되나요? 아니면 공천 전반에 대해서 재조사를 해서 어떤 문제를 제기해야 되나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고성국> 일차 박근혜 후보가 국민들한테 송구하다고 하는 일종의 사과표명이나 유감표명을 이미 했습니다만, 그것은 우선 사건의 초기에 보더라도 이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표명을 한 거고요. 제대로 된 사과라고 하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 책임질 부분 다 책임지고,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지고, 또 제도적 쇄신책은 그것대로 만들고 나서, 그리고 나서 진정성을 담아서 사과를 해야 그리고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이래야 진정한 사과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박근혜 후보의 대국민 사과라고 하는 것이 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수순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그 사과에 내용도 충분히 담겨야 될 것이고요, 무엇보다도 진정성이 잘 담겨야 될 것이다, 그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이명수> 새누리당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 같은 것도 발족을 한 것 같아요?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이명수> 공천 전반 재조사도 지금 필요하다고 보는 건가요?

▷고성국> 지금 비박계 주자들은 공천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하자고 그러고 있고요, 친박계는 이번에 불거진 사안에 한해서 조사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느냐. 대통령 선거 4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에서 공천 전반에 대한 조사로 확대해서 당이 걷잡을 수 없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걱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두 입장보다는 좀 다소 절충적인 입장에서 이 문제를 보고 싶은데요. 현영희 의원이나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한 조사는 당연하지요. 그리고 이게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이니까 비례대표 전원에 대해서,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된 전원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조사가 필요할 것 같고요. 또 공직자 추천위원회 위원들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고요. 그 다음에 현영희 의원이 차명 후원금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도의 조사는 해야 최소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했더니 이렇습니다, 라고 국민들한테 설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명수>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조사를 다시 해야 되겠네요, 그 말씀대로 한다면?

▷고성국> 뭐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 전체에 대한, 공천 전반에 대한 조사는 아마 현실적으로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명수> 이 사건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까요? 미친다고 그러면 어떻게, 어느 정도 미치겠습니까?

▷고성국> 이미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습니다.

▶이명수> 아, 그렇습니까?

▷고성국> 아마도 지금 조사하면 공천 비리 사건의 여파로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가 많이 빠진 걸로 조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현기환 전 의원한테 돈이 전달된 정황이 사실로 확인이 되고, 그밖에 더 많은 차명계좌, 차명 후원금들이 확인이 되면 당연히 여론이 악화되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더 빠질 겁니다. 그러니까 대선 가도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지금 받고 있는데요. 다만 박근혜 후보로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게 대선 초반전에 터졌다는 겁니다. 이게 예컨대 대선 뭐 한 한 달 정도 남기고 만약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뭐 수습할 시간도 없이 힘 한번 못 쓰고 질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지금 터진 것을 다행으로 알고 정말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사실규명과 이런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명수> 지금 새누리당 경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지난번처럼 비박계 후보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뭐 경선을 보이콧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없나요?

▷고성국>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오늘 춘천에서 합동 연설회가 어쨌든 이루어졌고요. 이제 열흘만 있으면 경선이 끝나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에서 1차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서 이틀 동안이나 경선 거부를 했다가 다시 재개된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 변동이 없는 한 비박 후보들도 일단 주어진 경선 일정은 마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저는 8월 20일이 중요한 기점이 된다고 봅니다. 8월 20일날, 박근혜 후보가 지금 예상대로 새누리당의 후보로 확정이 되면, 그러면 그 상황에서 완전히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서 당의 좀 얼굴도 다시 바꾸고, 또 진상조사를 근거로 한 대국민 사과도 준비하면서 좀 능동적으로 국면 전환을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명수> 박근혜 후보 쪽 입장에서 보면 또 하나의 악재가 생겼어요. 정수장학회 측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 8년 간 지금 4,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거든요.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이명수> 이 문제 역시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고성국> 정수장학회 문제는 야권에서 지속적으로 그 문제를 제기해왔던 것인데, 이번에 정수장학회 문제를 다시 제기할 수 있는 빌미가 만들어진 겁니다. 이건 분명히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박근혜 후보한테는 굉장히 큰 악재가 될 겁니다. 다만 정치 후원금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정수장학회 사람들이 자기들 뭐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 모아서 후원한 것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수장학회에 대한 그동안의 정치적 공세는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게 무슨 불법적인 사건이다, 이런 식의 공세를 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그렇게 정치적 타격을 크게 입히지는 못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명수> 알겠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마무리 좀 해볼까요?

▷고성국> 예, 그러시지요.

▶이명수>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성국>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요, 그동안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가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통해서 독도문제의 실효적 지배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느닷없이 대통령이 직접 독도를 방문해서 굉장히 시끄러운 외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땅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나 이 시점에 외교적으로 볼 때 과연 이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냐에 대해서는 좀 의문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특히 대선을 4개월 앞두고, 또 임기가 한 8개월 남은 대통령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독도 방문을 단행한 것이 무언가 다른 국내 정치적인 어떤 요소들을 감안한 행동일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 이런 의구심도 지금 같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명수> 그런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고 그러면 어떤 고려가 있었다고 지금 전망해볼 수 있는 건가요?

▷고성국> 뭐 이를테면 내치가 어려울 때는 외부적 요소를 좀 키워서 국민 통합을 유도해왔던 것이 역대 정권들의 상용 수법 중의 하나이거든요.

▶이명수>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니까 지금 뭐 10%대로 지지율이 떨어진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통해서 국민적 관심을 다시 모으고, 국민적 지지를 다시 모아서 국정 운영을 힘 있게 하겠다, 뭐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 자체는 생각해볼만한 일이라고 보지만, 이런 국내 정치적 요소 때문에 외교적 사안이 상당히 혼란으로, 또는 혼선으로 접어들 수 있다면, 이것은 전체 국익적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것이냐, 좀 찬찬히 따져봐야 될 대목이 많이 있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명수> 예, 명쾌한 말씀 감사합니다.

▷고성국>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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