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솟구치고 살점 뜯기고…SJM 그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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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것에 팔이 베여 피가 솟구치고, 윗입술이 찢겨 너덜너덜해지고, 구멍이 뚫린 것처럼 머리 한가운데가 움푹 패이고….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부품업체 SJM 노조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증언대회-용역폭력의 실체를 말한다'에서 공개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노조원 폭행 현장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10분짜리 동영상에서 컨택터스 직원들은 방패와 헬멧 등으로 완전히 무장한 채 비무장한 노조원들을 향해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노조원들이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장면도 목격됐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노조원들은 컨택터스 직원들이 휘두른 폭력에 의해 모두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용역들이 곤봉으로 머리를 때렸다", "꼬챙이 같은 것을 집어던지면서 30~40명이 부상 당했다", "용역들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다쳤는데 거기 있던 경찰이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더라" 등 저마다 생생한 증언들을 쏟아냈다.

조합원 김삼부 씨는 이날 증언대회를 통해 폭력이 발생했던 지난달 27일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김 씨는 "당시 용역 깡패들이 화랑유원지에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에 남아 있었다. 아침인데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더라"면서 "용역 깡패들이 관광버스 5대에서 내리는데 영화에서 보던 시커먼 트럭도 2대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 깡패들이 이상한 음악을 틀면서 계속 위협을 가했고, 정문을 뚫고 들어오면서 (벨로우즈 등을) 던졌다"며 "회사 지시가 없으면 그렇게 못 했을 텐데 인사팀에서 무조건 던져서 깨라고 이야기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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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계단이 굉장히 좁아서 사람들이 코너에 몰려 있는데 우리가 못 나가도록 밖에서 문을 잠갔다"며 "우리가 퇴각할 테니 때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무차별적으로 때렸고, 나도 머리와 목·가슴을 맞고 광대뼈는 함몰됐다"고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40명 가까이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용노동부도 그 전날 왔다갔다 하는 게 감지됐고, 경찰과 용역 깡패가 악수하는 것도 목격되면서 정말 한통속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사측이 직장 폐쇄를 신고한 바로 다음 날 용역경비업체를 동원해 노조원의 쟁의행위 해산에 나선 것이 결국은 노동부-용역업체-경찰의 '사전 합작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준위 SJM 수석부지회장은 당시 컨택터스 직원들이 노조원들을 향해 던진 벨로우즈를 들어보이면서 "용역들이 보기만 해도 날카로운 벨로우즈를 수천 개씩 던졌고, 샌드위치 판넬에 박힐 수 있는 칼 같은 쇠막대기도 던지며 진압을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때부터 부상자가 속출했고, 조합의 3분의 2 이상이 머리가 찢어지는 바람에 당시 현장에 배치됐던 경찰에게 항의했으나 몰랐다고 했다"며 경찰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대처 능력을 비판했다.

정 수석부지회장은 또 "부상자 42명 가운데 아직까지 7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면서 "하지만 직장폐쇄 2주째인데도 아직도 (노동부는 직장폐쇄 철회 공문을 보내지 않는 등) 불법 공고를 하지 않으면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지난해 5~6월 용역경비업체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생생한 증언도 추가됐다.

유성기업 노조원들에 따르면 당시 용역경비 인력들은 노조원 13명을 차로 치고 도주하거나 노조원을 향해 소화기를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환노위 소속 장하나 의원은 "용역경비업체들은 이명박 정권 4년 내내 용산참사와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등 전국의 철거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해왔다"며 "제일 경악할 만한 일은 너무 노골적인 경찰의 비호가 항상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현재 민주당에서 '용역폭력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와 함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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