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의 지름길 당신의 선택은?

비만세 부르짖는 부천성모병원 유순집 교수

22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유순집 교수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패스트푸드에 대해 비만세를 물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에서 발병이 흔한 당뇨병에 대한 치료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식사만큼 중요한 건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부분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건강해집니까?'라고 묻기보다는 '뭘 먹어야 되나요?'라고 묻는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건강에 좋은지에 대한 교육이 없다"고 한탄했다.

우리나라 성인에게 만연해 있는 당뇨병은 새삼스런 위협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1%를 밑돌던 당뇨병 유병률은 최근 들어 10%선에 이르고 있다.

산업화의 진전과 맞물린 과잉에너지 섭취, 운동부족, 스트레스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천성모병원 당뇨병센터를 이끌고 있는 유순집 교수에 따르면 '건강한 식습관' 만큼 당뇨병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

예전의 가난하고 못먹던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먹어서 몸에 오랫동안 저장할까'라는 게 일상에 필수적인 '생존 유전자'였다, 하지만 이는 풍요의 시대인 요즘에는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질병 유전자'로 전락했다.

당뇨병 발병 원인에 대한 유 교수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학교에서 정크푸드를 퇴출하고 사회체육시설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1
유 교수에 따르면 최근 당뇨병을 진단하는 기준이 예전과 달라졌다.


예전에는 공복혈당 126mg/dL이상, 당부하검사 후 2시간째 혈당 200mg/dL 이상 일때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여기에 최근 추가된 기준이 당화혈색소이다.

당화혈색소 측정 결과 6.5% 이상이면 비로소 당뇨병이라고 진단한다는 설명이다. 당뇨병보다도 더 큰 문제가 당뇨 전단계라고 유 교수는 말한다. 조만간 당뇨병환자가 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이자 대사증후군의 주요 인자라는 점 때문이다.

유 교수는 "공복혈당 또는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거나, 허리둘레 사이즈가 커지는 등 다른 인자가 조금만 더해져도 심혈관계 위험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당뇨병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장질환과 거의 같은 위험도를 갖는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받아들여져온 당뇨병 치료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병태생리를 기준으로 치료 하라는 것'. 예컨대 인슐린 분비가 부족할 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을 쓰고(설폰요소제, 글리나이드계),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가 될 경우 체내 인슐린 감수성을 촉진하는 메트포르민 등 약제를 처방하는 식이다.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들이 추가되면서 약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당뇨병의 병태생리를 기준으로 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췌장 알파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을 억제하거나, 소장의 탄수화물 흡수를 늦추거나, 저혈당을 가급적 억제함으로써 당뇨에 따른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이자는 등의 개념이 추가됐다.

인크레틴(DPP-4억제제와 GLP-1 작용제)이 이런 목적에 맞춰 나온 대표적인 신약제들이다. DPP-4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하는 효소다. GLP-1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병세에 따라 가장 적합한 약제를 골라 자유롭게 선택해 복용토록 하는 이른바 맞춤치료 개념도 강조되고 있다.

유 교수는 당뇨병 예방법은 건강한 생활 하나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약물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더불어 사회제도가 뒷받침돼야 당뇨병 확산 추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중고 등 각급 학교가 나서 소아비만 문제 해소하고, 직장에서 어쩔수 없이 술을 먹거나 밤샘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예전 산업화를 위해 고속도로를 깔듯 전국 곳곳에 사회체육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 곳곳에 설치된 보건소가 당뇨병 발병을 막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