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기자회견에서 '멘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부결로 당이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예상치 못한 제명안 부결로 당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대표는 27일 공식 회의도 돌연 취소한 채 종적을 감췄고, 심상정 원내대표는 사퇴를 선언한 뒤 칩거에 들어갔다.
참여당계 당원들 상당수도 집단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분당'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지켜본 민주통합당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야권연대는 벼랑 끝에 몰렸다.
김현 대변인은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민주당은 사태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도로 하는지 지켜보고 야권연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은 성급하게 야권연대에 대해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특히 대선 판도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몇 개월간 지리한 절차를 거치는 동안 국민 실망도 커지고 있다"며 "자기 내부의 갈등도 해결 못하는 정당이 어떻게 국민 사이 다양한 갈등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국면이 시작된 마당에 통합진보당 사태 장기화는 범야권 전선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절박한 대선승리의 시간표 상 우리가 언제까지 통합진보당 내부사정만 들여다 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7월 안에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정당으로서 스스로 자정과 쇄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고 말았다"면서 "통합진보당 스스로 결단할 수 없다면 국민의 힘으로 정리될 수 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아직도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대선전략에 활용할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는다면 국민은 민주당 손을 뿌리칠 것이다"고 야권연대를 깎아내렸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안건만 처리를 촉구하고 불리한 것은 외면한다면 이중잣대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면서 7월 국회가 끝나기 전에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자격심사에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