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7월 23일 (월)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선대인 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
▷선대인>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관용> 지금 우리 내수가 그만큼 심각합니까?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선대인> 내수는 구조적으로 침체 상태에 들어가 있는데요, 어제 정부가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은 말이 내수 활성화지 뭐 부동산 부양 대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정관용> 예, 그래요, 지금...
▷선대인> 굳이 내수라고 하더라도 지금 어려운 건 서민 경제 부분의 내수인데, 어제 내놓은 내수 대책은 굳이 내수 대책이라고 하더라도 주로 부자들 내수 대책 아닌가 싶은 느낌이 좀 들더라고요.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우리 구조적 침체기에 빠진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건 맞는데 처방이 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신다?
▷선대인> 그렇지요.
▶정관용> 특히나 요새 또 유럽 재정위기 등등 때문에 수출도 조금 위축되고 있고, 때문에 더더구나 내수 경기 활성화는 중요한 과제인건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선대인> 그런데 내수가 뭐 하루아침에 이렇게 살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선대인> 사실 그리고 지금 내수가 제가 구조적인 침체기에 들어 있다고 이야기 했던 건데, 그러면 사실 우리가 크게 두 축으로 보면 부동산 거품하고,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부동산 거품에 이렇게 돈이 잠기니까 생산 경제, 내수 경제에 돈이 돌지 않았던 거고, 또 재벌 대기업들 위주로 이렇게 수출 일변도의 그런 구조로 가다 보니까, 그래서 인위적으로 환율까지 올려주면서 우리가 수출 촉진을 했지만 사실 그만큼 물가 부담이 늘어난다든지 해서 내수는 계속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갔거든요. 그리고 와서 지금 뭐 이제 세계 경기도 이렇게 가라앉고 하니까, 이걸 뭐 수출도 이렇게 가라앉으니까 내수를 살리겠다, 뭐 이런 식의 말씀은 하는데, 어제의 대책들이 그런 대책이 아니란 거지요, 제가 보기에는.
▶정관용> 우선 왜 부동산 쪽에 이렇게 집중된 대책을 내놓았다고 생각하세요?
▷선대인> 글쎄요, 이 정부는 뭐, 현 정부 들어와서 계속 이제 27차례 이상의 그런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았는데요, 처음 출범할 때부터 부동산 경기 부양에 목숨을 걸었던 정부라고 저는 보거든요. 또 가계부채도 지난 4년 동안 240조원 정도 늘었는데, 지금 이 정부를 보고 있으면, 뭐 이게 자신들이 부동산 부자여서 그런지 부동산 부양에 너무 목숨을 거는 거 같고, 또 한편으로는 이게 자기 임기 동안에 폭탄만 안 터지면 된다, 라는 심정 아닌가. 굉장히 하여튼 어제 9시간 여 동안 장장 그렇게 토론을 했다는데 그 대책이라는 게 DTI 규제를 완화하겠다, 또 뭐 골프 소비세를 인하하겠다. 이런 대책을 보고, 야, 이분들이 정말 국민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분들인가, 굉장히 의심이 들더라고요.
▶정관용> 부동산 관련해서는 지금 이제 총부채 상환비율, 이게 자기 연봉의 뭐 몇 퍼센트까지 원리금 상환 못하면 더 이상 대출 못 받게 하는, 그것 아니겠습니까?
▷선대인> 그렇지요. 예를 들어서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그러면 DTI 비율이 50%일 경우에는 2,5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도록 한다는 거거든요. 이자를 그러니까...
▶정관용> 원리금.
▷선대인> 예, 이거를 2,500만원까지만 허용하겠다는 건데.
▶정관용> 그렇지요.
▷선대인> 사실은 연봉의, 5,000, 그러니까 절반 정도를 원리금으로 부담하는 것도 굉장히 높은 비율인 거거든요.
▶정관용> 그럼요.
▷선대인> 그런데 이걸 지금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빚을 더 내서 사라고 하는 건지, 이것은 제가 볼 때는 내수 활성화 대책이 아니라 하우스 푸어 활성화 대책 아닌가, 뭐 그런 느낌까지 들 정도이고요.
▶정관용> 지금의 부동산 경기로 봐서 이걸 설령 규제를 완화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빚내서 집 살 사람이 있을까요?
▷선대인> 정부는 뭐 실수요자가 남아 있다, 라고 자꾸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수요자는 거의 이제 바닥이 났고요. 이미 이제 집값이 2000년대 내내 오르는 동안에 빚을 내서 살 사람들은 다 샀거든요, 이미.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실수요자가 있다는 것인지, 또 DTI 규제까지 그렇게 풀어줘야, 예를 들어서 자기 소득의 60%, 70%까지 빚을 내서 사는 사람들이 정말 실수요자인 건지, 아니면 투기자들인 건지, 정부가 좀 냉철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는데, 정부가 그런 기본적인 판단을 못하는 것 같아요.
▶정관용> 그리고 지금 가뜩이나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걸 풀게 되면, 뭐 어느 정도... 어쨌든 가계대출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 아닐까요?
▷선대인> 그건 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2010년 8.29 때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니까 DTI 규제 완화를 했습니다. 그때, 그 당시 몇 개월 전에 가계부채가 이렇게 줄어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그때도 가라앉는다, 라고 하면서 정부가 이제 급하게 DTI 규제를 풀었는데, 그 결과 사실 약발은, 부동산 시장의 약발은 한 4~5개월 정도밖에 가지 않았는데, 가계부채는 그때부터 또 증가일로를 계속 걸어서 지금 이렇게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까지 갔거든요. 그때 이후로 다시 뭐 100조원 이상의 가계부채가 늘어났는데...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대인> 또 이렇게 갈 거냐. 부동산 거품을 계속 키우는 정책이라고 저는 보는 거거든요.
▶정관용> 또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 이것도 다 부동산 관련인데, 이것은 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대인> 이게 뭐 결국은 건설업계, 또 뭐 위험하다,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는다, 침체다, 이렇게 이제 아우성을 치니까 이제 그동안에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에서 민원으로 이렇게 꾸준히 제기해왔던 것을 이참에 이렇게 뭐 내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푸는 것 같은데요, 그걸 푼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도 않거니와,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바람직한가, 국민 경제 전체를 봤을 때. 그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정관용> 그리고 부동산 이외의 걸로 나온 게 골프장 개별 소비세 인하. 이건 뭡니까?
▷선대인> 골프장을 이용할 때, 그게 이제 좀 일종의 예전에 이제 특별소비세라고 우리가 붙이지 않았습니까? 그걸 이제 개별소비세라고 바꿔서 지금 붙이고 있는데, 그걸 깎아주겠다는 건데요, 국내의 골프 인구가 3%가 안 됩니다. 그리고 이제 상대적으로 상류층이 즐기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그러니까 내수 활성화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게 지금 서민경기가 죽어 있는 건데, 지금 사실 상위 10% 안의 상류층들의 삶은 아직 괜찮거든요. 이분들 뭐 경기를 계속 살려주고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가는 것 같다.
▶정관용> 그런데 골프 인구가 얼마 안 되지만, 뭐 해외로까지 가서 골프 치는 사람들, 그래도 국내에 좀 붙잡아 두자, 이런 취지가 있는 것 아닐까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대인> 이건 해외로 가는 수요는 단순히 골프, 세금이 많다, 라고 해서 해외로 가는 게 아니거든요. 동남아로 가는 데에는 뭐 방송에서 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좀 그렇습니다만, 향락산업하고 이렇게 좀 연계되어 있는 부분도 있고요.
▶정관용> 다목적이라, 이런 이야기지요?
▷선대인> 그렇지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렇게 골프 쪽 통계를 보면 해외 수요는 거의 겨울 쪽에 몰려 있습니다.
▶정관용> 겨울 쪽?
▷선대인> 그러니까 어차피 국내에서 겨울에 골프를 못 치기 때문에, 계절 상. 해외의 이제 따뜻한 동남아 같은 데에 가서 이제 골프를 치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건 사실은 지금 골프 소비세 인하를 한다고 해서 지금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뭐 그것 때문에 국내에서 치고 이런 건 아니라는 거지요. 그건 핑계일 뿐이고. 결국은 이걸 통해서 지금 골프장 회원권 가입도 많이 가라앉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골프장, 부동산 부양 대책. 그 다음에 뭐 또 소수 상류층, 상위 3%에 드는 부자 감세, 저는 그렇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또 하나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같은 대규모 복합 리조트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 사전 심사 제도를 도입한다? 이건 무슨 내용이지요?
▷선대인> 그러니까 이제 그걸 사전에 심사를 해서 투자할 수 있는 여부를 빨리 가리겠다, 이런 조치로 이제 이해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카지노 산업이라는 것은 국민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일종의 이제 사행산업을 풀어줄 때는 이렇게 그것이 급격하게 이루어지지 않도록, 또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이걸 무슨 뭐 경제가 급하다, 라는 이유로 이렇게 풀겠다, 라고 그러는데, 그렇게 한다고 그래서 투자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이며, 그게 심각하게 미칠 수 있는 사회적인 어떤 부작용들을 검토하지 않고, 아주 뭐 그냥 돈벌이의 관점에서 이렇게 접근한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좀 문제가 있다, 라고 보는 것이고요.
▶정관용> 또 뭐 휴가 사용 촉진, 회식 늘리기, 이런 방안도 있던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대인> (웃음) 휴가야 뭐 우리가 이제 워낙 과로 사회이다 보니까 휴가를 늘리는 것은 좋고요. 또 여름 휴가철 맞아서 그렇게 가면 좋지만, 뭐 회식까지 이렇게 많이 가지라, 이런 건 도대체 우리가 2010년대를 살면서 일반 회사의, 민간 회사의 그런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이렇게 강요를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럽고요. 더구나 잘 생각해보면 이게, 회식하는 걸 일반 직장인들이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휴가를 늘리자, 이런 내용하고 어찌 보면 회식을 늘리자, 이런 건 저는 상당히...
▶정관용> 모순되지요.
▷선대인> 대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관용> 상호 방향이 좀 다른 내용이지요.
▷선대인> 그러니까요. 어제 회의하신 분들은 이런 우리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의 그런 어떤 변화, 이런 것들을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대인> 전혀 뭐 의문을 안 가지고 이런 결정을 내리시는 것 같아요.
▶정관용> 이게 결국 부동산 살리기, 그렇다고 별로 효과도 기대되지 않는다, 그리고 상류층 일부에게 혜택을 주는 대책, 뭐 이런 것 위주다, 라고 총평을 주셨는데, 그럼 정말 내수 경기, 물론 구조적 침체이기 때문에 무슨 딱 딱 맞는 답이 하나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정말 선대인 소장 생각하실 때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뭘 해야 됩니까?
▷선대인> 뭐 말씀하셨다시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고요,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되는데, 그걸 위해서는 어쨌거나 부동산 거품을 일정하게 빼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게 지금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있겠지만, 그렇게 빼나가야 사실 오히려 가계부채의 거품도 줄이고, 길게 보면 한국 경제 살리는 거거든요. 또 일정하게 거품이 꺼져갈 때 지금 쓸 수 있는 이런 잡다한 어떤 행정력, 재정적인 조치들, 이런 것들을 비축해 놓았다가 정말 이제 충격이 올 때 지금처럼 건설업계나 이렇게 부자들 중심이 아니라 서민가계를 위해서 제대로 쓰면 얼마든지 그 충격을 줄일 수 있거든요. 지난 4년 여 동안 공공부채가 400조원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정관용> 그렇습니다.
▷선대인> 그 돈은 사실은 그 돈의 한 3분의 1, 절반, 이 정도만 서민가계를 위해서 제대로 썼으면, 지금 서민 경기가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서민가계를 위해서 제대로 지출을 해서 소득 보조도 해주고, 하는 그런 정책들이 오히려 내수를 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가 단돈 몇 만원이 아쉬운 그런 저소득 가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선대인> 이 가계들한테 소득 보조를 해주면은요, 이 가계들은 그 소득 보조를 받은 돈으로 라면을 사고, 쌀을 사고, 연탄을 사거든요.
▶정관용> 그럼요.
▷선대인> 그리고 이건 결국 동네 구멍가게들을 통해서 이 피라미드의 밑바닥에서 도는 돈입니다. 이게 진짜 밑바닥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이지...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대인> 그렇게 굳이 세제 혜택을 주고 재정 지원을 하려면 그런 식으로 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결국 복지 수혜를 늘려나가는 것도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그런 말씀이신 거고?
▷선대인> 아, 그럼요. 지금 당장으로서는 그런 조치들이 오히려 훨씬 더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킵니다.
▶정관용> 게다가 부동산 거품 일정 정도 더 빼가야 한다, 라고 했는데 이번 대책은 어떻게 보면 역행하는 거라고도 평가할 수 있겠네요.
▷선대인> 오히려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조치라고 봐야겠지요. 폭탄 돌리기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정관용> 아이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대인>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선대인 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