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주한미군, 국제우편으로 7천여명 분 마약 밀수(종합)

환각효과 천연대마의 5배…작년 관세청 총 압수 분량보다 많아

성인 7000여 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분량의 신종 마약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한 현역 주한미군이 검찰에 적발됐다. 현역 주한 미군이 마약사범으로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회종 부장검사)는 수차례에 걸쳐 신종 마약인 합성대마(JWH 변종)를 국내에 몰래 들여온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미8군 2사단 소속 L(22)이병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L이병은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국제우편을 통해 합성 대마 3480g(1억1000만원 상당)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L이병이 유통시킨 양은 지난해 관세청이 압수한 전체 합성대마(3059g)보다 많은 규모로, 미군 관련 마약 범죄 중 사상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회 흡입에 합성대마 0.5~1g이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들여온 합성대마의 규모는 최대 성인 7000여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양이다.

L이병은 국내에서 헝가리와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뒤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을 대량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L이병은 이 합성대마를 다른 미군과 주변 외국인들에게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L이병이 한국인에게도 마약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액체 상태인 합성대마는 원래 의약품으로 사용되지만, 일부에서 담배잎 등에 뿌려 흡입하는 신종 마약으로 전용되고 있다.

환각 효과가 천연 대마의 5배에 달하지만 마약으로 지정되지 않은 국가를 통해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외국인과 유학생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 초 전직 주한미군인 B(21)씨를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한 뒤 B씨가 L이병과 함께 살며 신종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B씨는 마약 복용 사실이 드러나 주한미군에서 불명예 제대해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L이병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는 23일 주한미군으로부터 L이병의 신병을 인계받는 대로 구속수감할 예정이며, 구속 후 24시간 안에 기소하게 돼 있는 현행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곧바로 기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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