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으로 재직하며 사법부의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전수안(60ㆍ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소수의견을 내놨다.
전 대법관은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여성 법관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빌려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에 새로 제청된 대법관 후보자 4명이 그대로 임명될 경우 대법관 13명 가운데 여성이 1명만 남게 되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전 대법관은 "전체 법관의 비율과 상관없이 양성 평등하게 性比(성비)의 균형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대법원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상징이자 심장이기 때문"이라며 "헌법기관은 그 구성만으로도 헌법적 가치와 원칙이 구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대법관은 또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범도 국가가 직접 살인형을 집행할 명분은 없다는 것과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징역 1년6월의 형을 사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는 견해들이 다수의견이 되는 대법원을 보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으면서 떠난다"고 소회를 남겼다.
전 대법관은 사상 최초의 여성대법관인 김영란 전 대법관을 포함해 지난해 퇴임한 이홍훈, 김지형, 박시환 전 대법관과 함께 소수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들으며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6년의 임기를 마치는 마지막 날까지도 소수자인 여성의 권리를 강조하고 사형제 폐지와 대체복무제 도입 등을 주장한 것이다.
한편 박일환(61ㆍ연수원 5기), 김능환(61ㆍ7기), 안대희(57ㆍ7기) 대법관도 이날 나란히 법복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