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거비' 봉만대 감독, "19금 판치는 이유? 80년대 상황과 비슷"

전체 분량의 30%의 스마트폰으로 촬영

섹거비
"섹스만 있고, 사랑이 없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작가주의 에로감독'으로 불리는 봉만대 감독이 신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이하 섹거비)를 통해 과거 불법 테이프의 온상지인 청계천 일대를 되살렸다.

섹거비는 1990년대 중반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에로비디오를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불량 코미디. 여기에 대한민국이 자주국방과 부국강병을 위해 핵 개발이 필요했고, 그 자금을 모으기 위해 불법 비디오 테이프를 유통한다는 상상력이 더해졌다.

봉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피카디리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섹거비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개봉 이후 차기작을 고민하면서 틈틈히 메모를 해 왔던 것을 확장시킨 작품"이라며 "섹스만 있고, 사랑이 없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청계고가가 없어지는 상황이었고, 여기에 유언비어를 추가하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0년대 중반엔 청계천 세운상가가 불법 테이프의 온상지였는데 제작비가 많았다면 미술적 측면을 고려해 당시 시대상을 좀 더 조명했을텐데 악조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최근들어 노출, 섹스신 등을 내세운 '19금'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 감독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80년대 중후반 에로영화가 엄청나게 판을 쳤는데 지금도 그 때의 분위기와 같은 것 같다"며 "저만의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20년전 사회로 가는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지는 에로영화의 향연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해 장단편 영화를 만들고 있는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전체 분량의 30% 가량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이에 봉 감독은 "풀HD로 상영을 해도 무리가 없다. 퀄리티를 떠나 주제만 있다면 담아내는데 전혀 상관없다"며 "아마 이 사실을 모르고 영화를 본다면 스마트폰으로 찍었다는 것을 잘 모를 것"이라고 예찬했다.

이 작품은 에로 비디오를 직접 찍고, 판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베드신이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거북이 달린다, '해결사' 등에 출연한 이무생은 이 작품에 출연할 당시 결혼을 앞둔 상황. 에로영화 감독 경태로 분한 그는 극 중 에로 배우 주리(티나)와 격렬한 베드신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핵과 청계천의 연관성이 정말인 줄 알았다"며 "그만큼 이야기가 흡인력 있었고, 작품을 선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작품을 주저하진 않았다"며 "정사신을 찍어보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티나씨가 자연스럽게 리드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에로배우 판섭 역의 심재균은 "11년째 배우를 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처음"이라며 "저에겐 구세주다. 유재석을 유느님이라고 부르듯, 저한테는 봉느님 같은 분"이라고 웃음을 전했다. 7월 12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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