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원은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전 대표는 가짜편지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누군가 내 책상에 편지를 놔두고갔다. 누가 편지를 두고 갔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편지 입수 경위에 대해 '출근해 보니 책상에 편지가 놓여있었고 누가 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던 홍 전 대표는 말을 바꿔 가짜편지의 전달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MB캠프의 BBK 대책팀 회의에서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문제의 편지를 가져왔다는 것.
특수부 검사 출신인 은진수 전 위원은 2007년 이명박 후보 경선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장으로 일했으며, 대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에서 BBK사건 대책 팀장을 맡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2007년 12월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이명박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한나라당이 가짜 편지를 누군가를 시켜서 만들어 '김경준 기획입국설'이라는 이름 하에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려고 했던 것"이라며 "당시 민주당의 수많은 의원들이 그 일로 혹독한 수사를 받았다. 민주당이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도 "홍 전 대표가 은진수로부터 편지를 입수한 게 사실이라면 이 편지는 당시 한나라당 선대본부에서 가짜로 만들었고 그 내용이 대통합민주신당과 참여정부가 김경준을 입국시켰다고 호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편지의 제작, 배포 과정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직전 김경준 씨의 미국 구치소 동료인 신경화씨가 작성했다는 편지를 공개하며 김씨가 당시 참여정부 등 여권의 기획으로 입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편지는 신경화씨의 동생인 신명씨가 쓴 것으로 드러났고 신명씨는 "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이 가짜편지를 쓰게 했고 홍 전 대표가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폭로를 해 서로 간의 고소, 고발전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