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임 의원 개인의 문제라며 선긋기에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4일 양재동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여기저기에서 걱정 섞인 말들이 흘러 나왔다.
이날 워크숍은 개원을 앞두고 19대 의원들이 정식으로 대면하며 국회 부의장을 선출하는 뜻깊은 자리였지만 전날 갑작스럽게 터진 악재로 초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삼삼오오 모인 의원들은 임수경 의원의 취중 말실수 사태가 더 커지지 않을까 염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재선 의원은 "이번 일은 확실하게 잘못한 것"이라며 "의도야 어찌됐건 언론에 대대적으로 퍼진 이상 상대의 공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정권 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할 자리인데, 온통 임수경 이슈로 묻혀버렸다"며 "가뜩이나 통합진보당 사태로 민감한 시기인데 어떻게 풀어갈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워크숍 초반 "본인이 솔직하게 사과했고,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설명이 됐다. 더 이상의 징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사자인 임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변절자 발언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 했던 것일 뿐이고 탈북자에게 했던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새누리당은 발빠르게 종북논란에 불을 붙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전날에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임 의원과 민주통합당을 비판한 새누리당은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임 의원은 변명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하며, 민주통합당은 임 의원 변절자 파문에 대해서 책임 있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마침 이날 백령도와 연평도 등 안보 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을 계획한 새누리당 지도부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탈북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권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유념을 해야 된다"고 애둘러 임 의원과 민주통합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북한인권법을 대표발의한 윤상현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임 의원의 발언을 보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보다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발언인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특히 "이렇게 국가관이 의심스런 사람들이 민주통합당에 있다는 것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통합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해 준다"며 "결국 두 당의 공통분모는 '종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 의원은 5일 열리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한편 북한인권법 처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국민정서 역시 종북세력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보고 앞으로 민주통합당의 조치내용을 지켜보며 공세 수위를 점차 높여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