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는 예약을 하지 못해 주요 전시관을 보지 못한 관람객들의 환불 항의에 28일부터 예약제를 폐지하고 선착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두세 배 길어진 대기시간 탓에 관람객들의 불만도 두세 배 늘어났다.
개장 1시간 만에 입장 대기열이 3km 넘게 길어졌고, 4시간 반을 기다린 후에야 전시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예약제 폐지 전 길어야 1시간이던 대기 시간이 4배 이상 늘어나자 관람객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서울에서 온 조연종(36) 씨는 "조직위원회가 예약제 민원을 줄이기 위해 선착순제를 도입했지만 이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꼴"이라며 "임시방편으로 엑스포를 운영하는 조직위원회에 할 말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30도가 넘는 더위에 연신 손 부채질을 해보지만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날 정오를 넘겨서도 대기 행렬은 계속돼 아쿠아리움 입장까지는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장시간 서서 기다린 탓에 관람을 하고 난 뒤에도 발걸음이 무거웠다.
인천에서 온 정모(49.여) 씨는 "4시간을 기다려 아쿠아리움을 봤는데 다 보고 나니 왜 봤나 후회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예약제 폐지로 '입장 전쟁'을 치르는 곳은 아쿠아리움뿐만이 아니다.

예약제 폐지에 따른 불편만 늘어나자 차라리 은행처럼 번호표를 달라는 관람객들도 있다.
정윤아(49.여) 씨는 "번호표를 주면 대기 시간 동안 다른 전시관을 관람하고 올 텐데 그렇지도 못해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며 "아이디어를 내면 조금 더 편하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현재 여수엑스포 관람객은 4만 2,196명으로 전날 최고기록인 11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개장 후 처음으로 11만 명을 넘기며 흥행 청신호가 켜진 여수엑스포, 예약제 폐지로 인한 '입장 전쟁'이 조직위원회의 또 다른 숙제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