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블리자드가 넘고 돈주머니는 엔씨가 찼다

엔씨소프트가 겉으론 울고 속으로 웃고 있다.

경쟁작인 '디아블로3'의 인기가 '블레이드앤소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울상을 짓고 있지만 내심 든든한 '페이스메이커'라며 안심하는 분위기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블리자드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하면 우리도 좋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디아블로3의 PC방 점유율이 정점을 찍은 23일, 블레이드앤소울의 공개서비스 일정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물론 겉만 보면 엔씨소프트는 비상이다.

지난 14일 왕십리에선 디아블로3 한정판을 사기 위해 약 4000명의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고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는 등 그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두 작품이 높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는 만큼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간 선의의 경쟁은 온라인게임 시장의 전체 판을 키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두 게임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디아블로3의 PC방 점유율 40%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시장지배력 확대 기회로 활용될 것이란 판단이다.

팬들도 지겨워할 정도로 접속이 오래 걸리고 접속이 되면 많은 시간을 게임에 쏟다보니 일주일도 채 안돼 콘텐츠가 소진되면서 고정팬들조차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제품 콘셉트부터 라이프사이클이 짧고 매출원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 패키지 게임의 한계를 디아블로3가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속내다.

폭발적인 관심은 얻었지만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흥행은 아니라는 것. 이에 대해 경향게임스 정광연씨는 "게임을 일주일가량 즐겨본 유저들의 반응은 디아블로3의 초반 열기와는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오래 지속될 수 없는 바람잡이용 막간 공연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반쪽짜리' 디아블로3의 해법으로 찾은 아이템 현금경매장 도입 문제도 마찬가지. 블리자드는 폴 샘즈 수석부사장은 "올해 안에 아이템 현금경매장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하겠다"며 사활을 건 도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엔씨소프트의 오랜 숙원을 블리자드가 총대를 메고 풀어준 셈. '리니지' 시리즈 등 아이템 현금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게임을 다수 보유한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여러모로 고마운 상황이다.

실제 아이템 현금거래가 허용될 경우 엔씨소프트는 1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적어도 80%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결국 '착실하게 재주 넘는 블리자드' 앞에서 이래저래 엔씨소프트는 표정 관리에 바쁜 모습이다.

'블소' 내달 21일 공개 테스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이 오는 내달 21일부터 공개테스트를 실시한다.

올 국내 최고 기대작인 블소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개발 노하우를 집약한 작품으로 국내 및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다.

그동안 총 3차례에 걸쳐 30만 명 이상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뛰어난 완성도로 게이머들의 연이은 호평을 받아왔다.

엔씨소프트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김택헌 전무는 일정발표와 함께 "테스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편의성을 보강하는 등 남은 기간 동안 공개테스트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블소 공식 홈페이지(bns.plaync.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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