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9마리의 소떼, 과천에 출몰한 이유는…

동물사랑실천협회 "지금이라도 굶어죽는 소들, 농장주로부터 격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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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순창 농장 소 구출 작전'은 치밀하게 진행됐다. 22일 새벽 3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소 10마리를 실을 수 있는 대형 트럭을 끌고 전북 순창으로 향했다.


오전 7시쯤 농가에 도착한 협회는 소들을 차례로 싣기 시작했다. 협회는 농장주 문 모(56)씨로부터 9마리 소에 대한 포기 각서를 받고 순창 농가를 떠났다.

당초 계획은 10마리를 데려오는 것이었지만, 차량의 공간이 부족해 한 마리는 포기한 채 과천으로 향했다.

CBS는 전북 순창의 한 농장주가 소값 파동에 항의하며 지난 1월에 이어 최근에도 소를 계속 굶겨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 13일 단독 보도한 바 있다.(CBS노컷뉴스 5월 13일자 "소 굶겨죽인 농장 그 후…14마리 더 아사" 기사 참조)

지난 1월에 이어 최근에도 농장주가 소들에게 사료를 주지도 않고 소를 팔지도 않은 채 추가로 15마리를 더 굶겨죽이자 이를 보다못한 동물단체가 결국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구출해 낸 소들을 데리고 이동한 곳은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때아닌 소떼들의 과천 출몰은 순창 농장의 소들이 계속 굶어죽어나가는데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농림부를 향한 시위였다.

청사 앞에 도착한 협회는 먼저 소들을 대형 트럭에서 끌어내렸다. 농장주와 정부가 소값 파동과 사료값 인상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동안 처참하게 변한 소의 모습을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소들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동물사랑 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우리는 소들을 살리기 위해 축산업자를 설득하고 사료를 지원하면서 동분서주하는 동안, 정작 농림부와 지자체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이어 "소들을 굶겨 죽이는 것은 동물학대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농림부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당장 현행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학대행위자로부터 소들을 격리하고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아직 순창에는 소 16마리가 더 남아있지만 사료가 이틀치밖에 남지 않아 또다시 소들이 굶어죽는 것은 시간 문제다.

협회는 순창에 남은 소들을 농장주로부터 격리시키겠다는 농림부의 확답을 요구하며 정부 청사앞에서의 시위를 계속하다 이날 저녁 9시가 돼서야 청사를 떠났다.

구출된 소 9마리는 경기도 여주의 한 농장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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