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손 들어준 광주전남, 이-박 연대 무색

"이-박 연대는 아니라는 확실한 심판의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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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연대가 무색하게도 광주전남은 김한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에서의 승리를 자축하자마자 이해찬 후보는 대세론에 또 한번 상처를 입었다.

22일 치러진 민주통합당 광주전남 당 대표 경선에서 유일한 호남 주자 강기정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강 후보는 텃밭에서 몰표를 받으며 상위권으로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이날 더 관심이 쏠린 것은 이해찬, 김한길의 대결이었다.


이-박 연대(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에 심판 성격도 있었던 이날 광주전남 대회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437표를 얻어 371표를 기록한 이해찬 후보를 앞질렀다.

이-박 연대의 당사자인 박지원 원내대표와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이해찬 챙기기' 움직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패배 이후 친노 진영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는 호남 표심이 반영된 결과였다.

선거 전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1인 2표제에서 2번째 표가 어디로 갈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몇몇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강기정-이해찬이라는 지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의원들에게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라며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이해찬 배제 투표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인식한 듯 김한길 후보는 현장 합동 연설에서도 이-박 연대의 폐해를 언급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원내대표 자리 하나 던져주면 호남은 무조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해찬 후보에게 제가 과연 비난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이냐"며 "제가 당권 나눠갖기 담합에 정말로 화가 나는 것은 이래가지고는 12월 대선승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전날 부산에서 김 후보의 2007년 열린우리당 탈당 경력을 언급하며, "위선과 거짓"이라고 독설을 날렸던 이해찬 후보는 이날은 네거티브를 자제하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박 연대에 대한) 절차상 문제를 사과드렸음에도 계속 담합이라 주장하는 분이 있다"면서 "국회의원 6번, 총리까지 한 사람이 뭐가 더 아쉽냐, 뭘 나눠먹겠다고 담합하냐. 저 그런 사람 아니다"고 응수했다.

광주전남의 결과로 이-박 연대는 빛이 바랬다. 당사자인 박지원 원내대표도 선거를 관망하며 발을 빼는 분위기이다. 전대를 통해 이-박 연대의 진정성을 심판받겠다던 이해찬 대표의 선거 전략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민주당 모 관계자는 "호남에서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은 이-박 연대는 아니라는 확실한 심판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흘째 엎치락 뒤치락하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면서 심심하게 시작했던 경선이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 득표수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아직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오는 24일 대구경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판세는 또 뒤집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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