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이혼 지난 일…농구에만 집중할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마지막 시즌을 앞둔 국보급 센터 서장훈

프로농구 서장훈 선수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기록의 사나이, 코트 위의 골리앗 이런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인데요. 최근에는 성적도 좋지 않은데다가 이혼이라는 사생활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중 앞에 두문불출 했었죠. 그런데 바로 어제 서장훈 선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어떤 이유인가 했더니 “내 현역 농구 인생 마지막 종착지를 KT로 정한다. 그리고 올 시즌을 끝으로 나는 무조건 은퇴한다.” KT로 가기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또 은퇴선언까지 하게 되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직접 만나보죠. 서장훈 선수, 안녕하세요?

◆ 서장훈> 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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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FA선수가 돼서 어디론가 가야 하는데, 마감시한인 20일 오후 1시 10분 전까지도 정해지지 않다가.. 극적으로 KT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결국은 서장훈 선수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전창진 감독이 손을 내밀게 된 건가요?

◆ 서장훈> 마감시간까지 있었던 것은 약간 뭐 형식적인 그런 상황이고요. 제가 평소에 친하게 잘 따르던 형님이신데, 마지막으로 또 좀 1년 더 해 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KT와 한 시즌만 더 뛰고 반드시 은퇴하겠다.” 어제 이러셨어요. 팬들로서는 굉장히 서운한데 왜 이런 결정을 내리셨어요?

◆ 서장훈> 아무래도 이제 제 또래 선수들이 거의 다 은퇴를 했고요. 그 다음에 제가 지난 시즌에 어쨌든 결과적으로 좋은 그런 시즌을 보내질 못했기 때문에. 이제 또 나이도 내년이 되면 제가 40이 됐기 때문에.

◇ 김현정> 벌써 그렇게 되셨나요?

◆ 서장훈> 네. 그래서 더 이상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을 했고. 또 원래 이번 시즌이 괜찮았으면 이번 시즌 끝나고 은퇴할 계획이었는데 지난 시즌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기간을 1년 정도 더 연장한 것뿐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프로농구 인생 15년을 통틀어 봤을 때, 어떻게 보면 그 긴 농구 인생 전체에서 가장 힘든 시즌이 지난 시즌이었다?

◆ 서장훈> 그렇죠, 제가 그 전까지는 나이가 들었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상당히 자신 있게 잘 해 왔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작년에 여러 가지로 팀을 옮기고 또 새 팀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제대로 해 보지를 못 했었던 게 좀 아쉬웠고. 그런 기억을 가지고 평생 살아간다는 게 저한테는 조금 어렵다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1년 더 하여튼 최선을 다해서 해 보고. 그 다음에 미련 없이 떠나겠다라고 얘기를 한 거죠.

◇ 김현정> '이대로 떠나면 너무나 많은 미련을 평생 안고 살아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셨던 거군요?

◆ 서장훈> 그렇죠.

◇ 김현정> 워낙 국민적인 스타라서 어쩔 수 없이 농구 외적인 부분, 사생활에 대한 부분도 다 노출이 됐었어요. 그때도 마음고생 많이 하셨죠?

◆ 서장훈> 물론 당연히 마음고생 했고요. 또 제가 농구적으로 좀 안 좋은 시기에 일이 겹치다 보니까 조금 더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제 지난일이니까 앞으로는 또 좀 농구에 더 집중을 해야겠죠.

◇ 김현정> 이제는 훌훌 털고 마지막 시즌 제대로 영예롭고 아름답게 마무리를 해야 될 텐데요.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습니까?

◆ 서장훈>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마지막으로 제가 그동안 받았던 관심이나 농구를 하면서 얻은 것들에 대한 보답을 좀 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약간 봉사하는 마음으로 좀 어려운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다가 어제 그런 얘기도 했었는데.


◇ 김현정> '연봉 1억과 사재 1억을 털어서 그 돈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서 쓰겠다.' 이런 발표도 하셨어요?

◆ 서장훈> 네. 저를 키워준 곳이 제 모교 연대였기 때문에. 그 연대도 저소득층 자녀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좀 썼으면 하는 마음이고. 마지막은 제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어떤 사회 이익을 위해서 봉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뛰겠다라는 게 가장 크고요. 또 그걸 하기 위해 뛸 것이고 명예회복이나 다른 성적이나 이런 문제들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무리 봉사계획이 있다하더라도 선수기 때문에 선수로서의 마지막 욕심이 있을 거예요. 기록일 수도 있고, 우승일 수도 있고. 선수로서는 어떤 욕심이 나세요?

◆ 서장훈> 제가 지난 25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안 해 본 것 없이 거의 다 해 봤고. 개인적으로 무슨 특별한 욕심이나 이제는 그런 것들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제가 내년에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도 사실 뭐 좀 우스운 얘기 같고. 제 스스로 좀 말을 아끼고 감독님한테 맡기고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가 이런 질문을 주셨네요. “농구 선수로서 살아온 이 삶을 쭉 돌아보면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 뭐라고 답변하시겠어요?

◆ 서장훈> 글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오히려 저한테는 제가 중학교 때인가 처음으로 공식시합에서 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연고전이 펼쳐졌던 그 화려할 때의 대학시절이 아니고? SK시절이 아니고?

◆ 서장훈> 화려하고 그렇게 좋았던 순간들도 많이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순수하게 가장 기뻤던 때는 그때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올 시즌, 어떻게 보면 그때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게 아닌가, 저는 이런 생각도 드네요.

◆ 서장훈> 그럴 수도 있고요. 또 마지막이니까 그동안 했던 것보다 제 스스로 아마 더 강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프로선수들은 이미 은퇴하기 몇 년 전부터 은퇴에 대한 이런 저런 계획들, 꿈들을 세워놓는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서장훈 선수의 은퇴 뒤의 꿈, 상상하는 모습 어떤 걸까요?

◆ 서장훈> 제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생각이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그런 계획을 세워놓은 건 없고요.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건 농구선수 생활이라고 생각해 오고 살았기 때문에 그 다음의 인생계획은 사실 뭐 저한테는 지금은 그렇게 크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농구를 떠나서 살 수 있을까요, 서장훈 선수가?

◆ 서장훈> 글쎄요, 뭐 저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완전 떠날 생각도 하시는군요. 지금 백지상태에서 생각하시는 거예요?

◆ 서장훈> 특별하게 정한 건 없고요.

◇ 김현정> 서장훈 선수, 얼른 기운 차리시고요. 파이팅 외쳐드리겠습니다. 응원 많이 하겠습니다. 다음 시즌에 정말 멋진 모습으로 마무리해 주세요.

◆ 서장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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