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자가 90년대부터 진보정당 운동의 초석을 다져왔다는 당권파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27일 통합진보당에 공식 입당했다. 옛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비례대표 순위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원이 된 지 3개월여 만이었다.
당시 이 당선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부정 경선 파문이 터지고 나서야 그가 당권파의 핵심 실세라고 알려졌다.
그를 중심으로 한 경기동부연합 세력이 이번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당선자는 강철서신의 주인공인 김영환씨가 만든 민혁당에서 활동하다 1999년부터 약 3년 동안 수배생활을 했고, 2003년 3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비례후보 경선 출마의 변에서 "90년대 이후 대표적인 시국사건 중의 하나인 민혁당 사건의 관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나는 90년대 오래 전부터 진보정당 건설노선을 주창했다. 본격적인 당운동을 예비하며 당의 지역적 토대를 강화하는 등 당운동의 초석을 다져온 것이 90년대"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창당 이후 당원이 됐지만 출마의 변을 보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노선을 초기부터 일관되게 지지하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입당한 지 갓 4개월을 넘긴 '새내기' 당원의 출마 선언문으로는 보기 어렵다.
이 당선자의 입당 시점이 알려지자 당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획 입당'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통합진보당 관계자 A씨는 "본인 입으로 진보정당 운동을 오래 해왔다고 해서 당연히 민노당 시절부터 당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너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비당권파인 B씨는 "입당한 지 얼마 안 돼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1등이 된 것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종하거나 지시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하에서 움직이던 조직원이 공당으로 입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당 관계자 C씨는 "비밀스러운 운동권 조직의 관행과 문제의식을 간직한 채 민노당을 대하고 활동했던 사람임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출마 자체가 매우 기획된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BS는 이 당선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 당선자는 응하지 않았다.
현재 이 당선자는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사퇴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으며, 출당 조치를 피하려고 당권파가 장악한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