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승려 도박 몰카' 배후…원래 '다른 목적' 이었다

"백양사 내부 갈등에서 시작된 몰래카메라…사실은 원로스님 대화 엿들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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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호법부는 '밤샘 도박 승려'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배후가 누군지 색출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실천불교전국승가회쪽 인사가 원래 몰래 카메라의 대상은 도박 승려들이 아니라 조계종 원로스님들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백양사측은 방장 수산 스님의 49재를 하루 앞두고 전국의 스님들이 백양사에 몰려들면 묵을 방이 없기 때문에 절 근처에 호텔방을 미리 잡아뒀다.

특히 '밤샘 도박'이 벌어진 방은 당초 도박 승려들이 묵을 방이 아니라 조계종 원로스님들을 모실 목적으로 예약했다는 것.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누군가가 원로 스님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원로스님들이 사정상 참석을 못하게 됐고 해당 방에 도박에 연루된 승려들이 우연히 머무르게 되면서 도박을 하는 장면이 찍혔다는 것이다.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배경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즉 백양사 주지 자리를 놓고 생긴 갈등이 '몰카 설치'에 까지 이르렀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도박 영상'이 찍히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진 것이다.

백양사의 방장 수산 스님이 지난 3월 입적하기 몇 주 전에 백양사의 후임 주지를 지명하는 유시를 남겼다.

현 주지는 “방장 스님이 병환이 깊어 말도 못하고 사람을 알아보기도 어렵다. 어떻게 유시를 남길 수 있느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방장 스님이 남긴 유시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현 주지 지지그룹과 방장 스님이 지명한 후임 주지 지지그룹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방장 스님의 49재 다음날 예정된 임회(가장 큰 의결기구)에서 원로스님들이 새로운 방장 스님을 추대하기 때문에 원로스님들의 의사를 엿듣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도박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토진 스님과 의연 스님이 소속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쪽에서도 몰카 배후자에 대해 명예훼손과 통신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동영상을 공개한 성호 승려는 이미 서울중앙지검에 도박 관련자들을 고발한데다 '성매매 의혹' 등 추가폭로를 예고하는 등 자승 총무원장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조계종에서는 성호 승려가 '자승 총무원장이 성매수를 한 적이 있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아 15일 명예훼손 혐의로 성호 승려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도박 몰카'로 불거진 불교계 내분 사태가 조계종의 참회문 발표와 108배 참회정진, 새 인사 단행 등에도 불구하고 상호 비방과 고소,고발전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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