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화술과 완벽한 매너 그리고 느끼함과 진지함을 넘나들며 여성들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농락한다.
'최종병기 활', '고지전' 등 전작을 통해 보여줬던 마초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코믹함이 대신했다.
17일 개봉될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 역을 맡은 류승룡의 변신은 대성공이다.
류승룡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버스럽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나리오보다 훨씬 잘 나온 것 같다"며 "비현실적이고 판타지한 인물인데 그런 점을 뮤지컬적인 요소로 확인시켜주는 것 같더라. 감독님 연출이 주효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분명 외형적으로 비춰지는 류승룡의 모습에서 카사노바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의 전작들을 봐도 상당히 이질적이다.
그 점이 류승룡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분명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다.
희노애락의 감정을 다 보여줄 수 있었고, 지덕체를 겸비한 완벽한 인물"이라며 "어떤 남자배우라도 시나리오가 갔으면 욕심을 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저한테 맨 처음 와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사노바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우려 반'이었다.
그는 "변강쇠류의 카사노바가 나올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며 "누구나 봤을 때 공감을 얻어내는 그런 카사노바를 만들고자 하는 도전의식이 있었다.
이런 스트레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도록 괴롭혔다"고 밝혔다.
유니크한 동시에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카사노바를 만들어내기 위해 내외적으로 단단히 준비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언어는 물론 춤, 샌드아트, 핑거발레 등을 배우고, 연습했다.
그 결과 젖소의 젖을 짤 때 핑거발레를 응용한 그의 손놀림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그의 샌드아트는 놀라웠다.
내면도 마찬가지다.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공통점이 있더라.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자신감이 넘치고, 리드를 하면서도 때론 보호본능을 자극하더라.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면서도 리드를 해야하고, 은근하게 여백을 채워주는 모습도 필요하다.
이 같이 균형과 절제에 힘을 주려고 했다.
" 느끼한 대사를 남발하고, 화려한 유혹 기술을 자랑하는 성기 역을 연기하면서 본인 스스로 낯설거나 어색하진 않았을까. 그는 "수정씨한테 어떤 행동과 말을 할 때 어색하거나 느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다만 젖을 짤 때 손놀림은 조금 민망하더라. 민규동 감독이 대역했다고 써달라"고 크게 웃었다.
류승룡은 주로 남자배우와 호흡을 맞춰왔다.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더라도 로맨스 호흡은 거의 없었다.
그는 "두현 역의 이선균 씨의 경우 제가 액션을 하고, 선균 씨가 리액션을 하는 입장이라면 정인 역의 임수정 씨는 액션을 주고, 거기에 제가 반응하고 리드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좀 더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시켜서 말고, 자연스럽게 선배가 아닌 오빠라고 부르게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허물없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임수정의) 분장차에 항상 아로마 향초를 비치해두기도 했다.
그 분장차에는 항상 저의 향기가 가득했다.
(웃음). 그렇게 조금씩 허물없이 지내려는 노력들을 많이 했다.
" 호흡을 맞추면서 임수정의 매력에 류승룡이 녹아들었다.
그는 "솔직하고, 소탈하면서 여성적인 도도함도 있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청국장, 된장찌개 등 한식을 좋아하더라. 그런 모습 속에서 친근함을 많이 느꼈다"고 매력을 전했다.
류승룡은 1년에 무려 3~4편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금도 '조선의 왕'을 촬영 중이다.
인터뷰 장소에는 류승룡의 선택만을 기다리는 시나리오 3~4편이 놓여져 있었다.
그는 "너무나 좋은, 놓치기 아까운 캐릭터가 저를 기다려준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며 "연기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는다"고 밝혔다.
또 "어떤 작품이든 배울 게 있다.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것들을 하나씩은 배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