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실시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거를 지켜본 당선자의 해석이다. '대세론'까지 일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손에 땀을 쥐는 박빙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거부감을 상당부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예상보다 표가 고루 나뉘며 팽팽했던 1차 투표가 이를 반증한다.
이날 오전만 해도 박 후보 진영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인 64석을 넘길 것이라며 여유를 부렸지만 실제 득표는 과반에 한참 못 미친 49표에 불과했다.
486 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유인태 후보는 35표로 2위를 기록하며 예측치를 유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후발 주자로 평가되던 전병헌, 이낙연 후보의 선전이었다. 정세균계의 지원을 받은 전 후보는 예상을 뛰어넘는 28표를 얻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후보도 호남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14표로 체면을 유지했다.
특히 전 의원의 선전은 정세균계의 건재를 과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컸던 것"이라며 "친노 진영에서는 물론이고 초선 의원들도 박지원 견제 심리가 작동하면서 표가 집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차에서 박빙을 보인 만큼 결선 투표 때 결과가 뒤집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박 후보는 개인기에 힘 있어 결국 67:60이라는 아슬한 표차로 승리했다.
불과 4명의 표심으로 당락이 결정된 2차 투표에서 비박 연대가 실제 효력을 발휘해 유 후보에게 표가 더 쏠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인식한 듯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분이 2차에서 당선될 것이라고 강한 경고를 보낼 때에도 '1차에서 된다'고 웃었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독주, 독선하지 말고 중지를 모아 당을 이끌고, 국회 대책을 간구해야된다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록 대세론을 꺾지는 못했지만 이-박 연대를 비판하는 세력이 많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당내 긴장감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독주를 견제하는 힘은 정당 내부에도 있어야 한다"며 "정권 교체를 가장한 담합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당장 6월 전당대회와 대선이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