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모(55)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이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최 전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소환 조사에서 "최시중 위원장을 한국갤럽 집무실과 식당 등에서 여러 번 만나 5000만 원에서 1억 원의 현금 뭉치를 건넸다"며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된 서울시 등의 중요 심의를 전후해 최 전 위원장을 수시로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표의 진술은 "친한 후배(브로커 이씨)에게 협조를 받았을 뿐 인허가 청탁은 일절 없었다"던 최 전 위원장의 당초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 깊이 개입했을 것이란 판단 아래, 이르면 이번주 중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복합물류단지를 짓는 파이시티 개발사업은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 지 4년 이상이 지난 2009년 11월에야 최종 건축허가를 받았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 등 중요한 고비마다 최 전 위원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이 전 대표의 진술은 최 전 위원장이 실제로 인허가 관련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대목은 돈을 건넨 장소로 지목된 '한국갤럽의 집무실'이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007년 5월 한국갤럽 회장에서 물러나 이명박 후보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즉 이 전 대표가 최 전 위원장을 한국갤럽 집무실에서 만났다는 건 그 이전부터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는 뜻이 된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표에게서 11억 5000만 원을 받아 최 전 위원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이모(60) D건설 대표를 구속하면서 금품이 오간 시기를 2007년 5월에서 2008년 5월 사이로 적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최 전 위원장의 수수 금액이 현재 알려진 5억원 대를 넘어설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피의사실은 6하원칙에 따라 증거로 확보돼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진술에 대해서는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5일 오전 10시 30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최 전 위원장을 상대로 받은 금품의 액수와 돈의 사용처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결국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로비가 있었느냐, 또 로비 자금의 원천은 어디고 누구에게 흘러갔느냐, 로비 명목이 맞냐, 어떻게 사용했냐가 핵심이고 쟁점"이라며 "관련자들과의 대질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