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3,000만명 시대…통신사들 앞 다투어 무료 와이파이 제공
밤 사이 뉴스를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30대 직장인, 실시간으로 최신 유행곡을 다운 받아 감상하는 20대 여성, SNS를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10대 학생 등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노마드(유목민)'로 변신한다.
실제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50세 1,000명 가운데 63.6%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상반기 중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3,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런 고객들을 겨냥해 주 통근수단인 지하철에서 공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각각 'ollehWiFi', 'T wifi zone'이라는 와이파이망을 전 지하철 노선에 깔아 자사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 KT 'ollehWiFi', SKT 'T wifi zone' "짜증나 못 쓰겠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한다는 회사원 민 모(31·여) 씨는 이제는 아예 와이파이를 꺼놓고 3G로만 인터넷 검색을 한다고 했다.
민 씨는 "광고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고 홍보하지만 속도도 느리고 끊김도 심해 짜증이 난다"며 "이제는 지하철에 탈 때는 와이파이 기능을 'OFF'로 해놓고 3G만을 이용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SNS 상에도 이런 불만은 넘쳐났다. 트위터 아이디 'hae*****'는 "지하철 달리는 중엔 와이파이가 잘 안터지네요"라는 글을 남겼고 'dub***'과 'do***'은 "요즘 지하철 와이파이는 무늬만 와이파이", "지하철 와이파이는 내 인내를 시험한다"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났다.
◈ 다운로드 속도 KT 2.25Mbps, SKT 2.8Mbps '낙제점'
전 구간 다운로드 속도는 KT 2.25Mbps, SK텔레콤 2.80Mbps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스마트폰 전체 와이파이 평균 다운 속도 11.3Mbps에 비해 1/3~1/4 수준에 그쳤다.
특히 KT의 경우 방배~사당, 낙성대~서울대입구 등 6개 구간, SK텔레콤은 신촌~이대, 잠실나루~잠실 등 3개 구간에서 1Mbps에도 미치지 못하는 '거북이 속도'를 기록했다.
수치가 작을수록 끊김 없고 빠른 화면 전환을 나타나는 지연율(Latancy Time)도 낙제점 수준이었다.
와이파이의 경우 통상 20~100ms 수치를 정상이라고 판단하는데 KT와 SK텔레콤 지하철 와이파이의 지연율 값은 각각 123.15ms와 136.79ms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일부 구간에서는 지연율이 200ms에서 심하게는 400ms를 넘는 곳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 업로드 속도도 평균 9.36Mbps에 한참 못 미치는 KT 1.98Mbps, SK텔레콤 1.04Mbps를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지하철은 고정형인 와이파이를 이동중에 사용하기 위해 무선 와이브로 신호를 잡아 뿌리기 때문에 유선을 사용하는 다른 와이파이보다 태생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며 "기존 와이파이보다 5배 빠른 장비로 교체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지하철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속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있다"면서 "공공장소 와이파이 품질이 30% 향상된 기술 개발을 완료해 올 상반기까지 6만4,000여곳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사들은 지하철에서 안정성과 속도가 높은 프리미엄 와이파이 장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하철에서 와이파이는 터지지 않고 소비자들의 분통만 터지는 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