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코리아', 46일의 감동 스크린 적시다

남북 탁구 단일팀 우승실화, 땀ㆍ눈물의 여정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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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당시 세계 최강, 물론 2012년 현재도 최강인 중국 탁구를 넘어서기 위해 남북한이 힘을 모았다. KAL기 폭파사건 이후 급격히 경색된 남북 간의 분위기를 와해하고, 화해를 시도하기 위한 정치적 계획이 우선했지만 여하튼 현정화를 중심으로 한 남한팀과 리분희를 앞세운 북한팀이 태극기도, 북한기도 아닌 한반도기를 가슴에 품고 코리아란 단일팀으로 뭉쳤다. 녹색 테이블에서 작은 통일을 일궈낸 코리아는 중국을 넘고,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영화 '코리아'는 그날의 기억과 감동을 스크린에 재현한다. 중국의 높은 벽에 번번히 고개를 떨궜던 남북한이 단일팀을 급조해 1991년 지바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를 치르기까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46일 간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나열했다. 당시 실제 선수였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의 생생한 증언과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날의 뒷이야기도 살려냈다.

실화가 갖는 힘은 대단했다. 1991년을 기억하는 관객에겐 커다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발한발 내딛은 남북한 선수들의 발걸음이 우승에 당도했을 때 전해지는 감동은 굵은 눈물을 만들어냈다.

현정화, 최연정, 리분희, 유순복 등 선수들의 진한 땀냄새는 고스란히 전해졌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남북한 선수들의 마음은 가슴을 저미게 했다. 배두나는 어릴적 탁구에 대한 경험 덕분인지 리분희의 외모부터 실력까지 빼어나게 표현했고, 유순복을 표현한 한예리의 연기도 눈에 띄었다.

단일팀의 뒷이야기는 실화의 감동을 돋보이게 하는 양념이다. 남한 최연정(최윤영)과 북한 최경섭(이종석)의 풋풋한 멜로를 곁들인 20대 젊은 선남선녀들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뚜렷한 사상 차이 때문에 결합될 수 없을것만 같았던 남북한 선수들이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팀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제법 뭉클하다. 또 조남풍 감독(김응수)과 이은일 코치(박철민)의 노련한 호흡은 깨알웃음을 빚어냈다.

하지만 실화의 감동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장치들이 다소 과했다. 담백한 표현이 아닌 감정의 과잉은 '오그라드는' 장면들을 여러차례 만들어내며 몰입을 방해했다. 무엇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까지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감동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감동을 방해한 꼴이 됐다. 더욱이 감정의 과잉은 관객과의 랠리를 이어가기에도 힘들었다.

한 언론관계자는 "실화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인 코리아는 이념적인 문제를 배제한 채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또 실화 자체의 힘으로 인해 마지막 엔딩이 뭉클하게 다가온다"며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배두나, 한예리의 연기가 눈에 띈다"고 평했다. 12세 관람가, 5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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