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통합진보당 심상정 당선자 (경기 고양 덕양갑)
전국을 통틀어서 가장 적은 표 차이, 170표 차이로 당선된 분, 만나겠습니다. 이 분은 아주 어렵게 섭외를 했어요. 왜냐하면 개표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긴장을 해서 거의 탈진상태가 됐기 때문에 참 힘든 상황에서 오늘 뉴스쇼 애청자들께 인사를 하러 나오셨습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 연결을 해 보죠. 심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 김현정> 이제 정신이 좀 드셨어요?
◆ 심상정> 네.
◇ 김현정> 거의 뭐 탈진상태시라고.
◆ 심상정>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엎치락뒤치락, 결국은 재검표까지 갔죠?
◆ 심상정> 네, 재검표까지 했어요.
◇ 김현정> 그런 우여곡절 끝에 당선이 확정될 때 그 심경이 어떠셨어요?
◆ 심상정> 저는 처음부터 우리 덕양 주민들께서 선택해 주실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사실 덕 (갑) 지역이 진보하고는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 지역이에요. 노동자 밀집지역도 아니고 또 서민들이 밀집되어 있는 전통적인 야당이 강한 지역도 아닙니다. 노원이나 관악 같은 데서 진보정당 지지율이 15%, 20% 나올 때 여기는 5, 6% 나온 지역이거든요. 그렇지만 이 덕양에서 진보정치가 통하면 대한민국에도 통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 주민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눠왔습니다.
많은 고민들을 하셨을 거예요. 어제 결과를 보니까 대부분 이런 지역들에 새누리당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신 우리 덕양(갑) 주민 여러분께 정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야권연대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또 저를 성원해 주신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께도 아울러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4년 만에 국회에 걸어 들어가면 기분이 굉장히 묘하실 것 같아요. ‘중도층이 많은 이런 지역에는 새누리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새누리당 152석, 민주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전체 선거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정> 예상 밖이죠. 선거운동 과정에서 아마 다른 후보님들도 그랬을 텐데.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지는 저는 확고했다고 봅니다. 다만 결과를 놓고 보니까 야당이 정말 잘할 수 있냐, 야당이 어떻게 잘할 수 있다는 것인지, 민생을 어떻게 책임질 건가에 대한 어떤 비전과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미흡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야당들이 정말 뼈를 깎는 그런 마음으로 우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아주 소박하지만 절실한 바람을 잘 점검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크게 보면 야당이 그만큼의 비전과 믿음을 주는 데 실패한 게 아니냐.. 이게 있을 테고, 좀 작게 보자면 김용민 막말 파문과 민간인 사찰이 오히려 보수지지층을 단결시켰다.. 이런 분석도 있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심상정> 우선 뭐 공천 과정에서부터 민주당도 그렇고 또 저희 통합진보당도 그렇고 과감한 내부 개혁의지를 보여주는 데 소홀한 점이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선거 과정에 있어서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보수가 결집할 수 있는 많은 빌미를 줬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통합진보당은 원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이 목표였는데요. 결과는 13석.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예전에 비하면 또 좋은 성적표고.. 지금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심상정> 많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13석을 얻고 특히 수도권에서 최초로, 진보정당 최초로 저희가 4석을 얻었어요. 그래서 국민들께서 정말 선명한 진보야당의 역할을 인정해 주신 것 아니냐. 그리고 앞으로 과감한 민생개혁과 정치개혁을 하는 데 있어서 우리 통합진보당이 좀 책임 있는 역할을 하라는 그런 기회와 자격을 부여해 주신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저희 진보정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창원, 울산, 경남에서 참패를 했어요. 그 점은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이번에 분명하고 또 책임 있는 그런 믿음과 신뢰를 주는 데 부족함이 있었지 않았나. 이 점에 대해서는 저희 통합진보당에서 아주 책임 있게 저희가 성찰을 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굉장한 파워를 이번에 발휘를 했습니다. 야권 입장에서는 여기에 대한 대책도 좀 있어야 될 거고, 또 야권연대가 대선까지 이렇게 쭉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도 좀 걱정된다 하시는 분도 계세요. 효과가 있을 것이냐 하는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정> 국민들도 야권에게 정권교체를 하려면 좀 더 정신을 차려야 된다, 이런 메시지를 주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들의 그 신뢰는 확고하다고 보고요. 다만 그러면 야권에게 정권을 주면 어떤 민생개혁을 어디까지 얼마나 할 것이냐,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안내할 것인가에 대해서 분명한 비전과 확고한 실천의지를 보여 달라 하는 것이 국민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서 야권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4년 만에 돌아가는 국회인 만큼 원없이 열심히 해 주십시오.
◆ 심상정>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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