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김수현, “꿈이 없었다…연기 외에는”

[노컷인터뷰] ‘해품달’ 극찬받은 연기 아쉬움 남아...내 연기점수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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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농약같은 ‘머스마’는 어느덧 옷고름 한 번 풀어보자며 호통만 쳐도 뭇여인들의 뺨을 발그레하게 만드는 ‘남자’가 돼 있었다. 24살, 약관의 나이로 대한민국을 미혹시킨 젊은 왕 김수현을 만났다. 드라마 종영 이후 연이은 CF촬영과 언론사 인터뷰로 피곤에 잔뜩 지친 이 젊은 배우는 스스로의 연기점수를 C+라고 매길만큼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해품달’ 연기, 극찬받았지만 아쉬움 남아


김수현은 최근 종영한 MBC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극본 진수완 연출 김도훈)에서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품달’이 시청률 40%를 넘어선 것은 오롯이 김수현을 보기 위한 여심이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그가 드라마에서 읊조린 “미혹되었다. 허나 떨칠 수가 없구나”, “감히 내 앞에서 멀어지지 마라, 어명이다”와 같은 명대사들은 한동안 온라인 공간에서 패러디 돼 인구에 회자됐고 언론은 이 젊은 배우의 놀랄만큼 똑똑한 연기력을 극찬했다.

정작 김수현 자신은 ‘해품달’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약 3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수현은 자신의 부족한 연기력을 지적하는데 태반을 할애했다.

“훤은 똑똑하고 영리하고 날카로우면서도 한없이 여린 사람입니다. 이런 훤의 모습을 잘 전달했어야 했는데,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 제 연기가 과잉됐던 것 같아요. 훤을 연기하면서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픔’이었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밝은 척, 단단한 척 하는 모습이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제 욕심만큼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습니다.”

김수현은 ‘해품달’ 촬영에 들어가며 연기의 한계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SBS ‘자이언트’,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명품아역이라 칭송받았고 KBS 2TV‘드림하이’에서는 스타를 꿈꾸는 풋풋한 고교생 송삼동 역으로 거침없이 질주했던 그지만 정작 왕처럼 살아본 적이 없었던 자신의 부족한 경험에서 극심한 좌절과 스트레스를 겪게 됐다.

“왕처럼 살아본 사람은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명령을 하거나 노회한 대신들과 기싸움을 벌이며 심리전을 벌이는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제가 가진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꼈죠. 심지어는 선생님들에게 기가 꺾인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해결책은 역시 연기를 통한 호흡이었다. 김영애, 정은표, 김응수 등 선배 연기자들은 김수현을 격려하며 이끌었다.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터진 오열은 이런 선배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다고.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어요. 선생님들은 제가 어떻게 연기를 해도 리액션으로 살려주셨고 방향만 잘 맞춰놓으면 밀어주셨죠. 매 촬영 때마다 의지했습니다. 특히, 형선 역의 정은표 선배님 도움이 컸어요. 마지막 촬영을 마쳤을 때 눈물이 많이 났는데 감사의 눈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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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까지 꿈이 없어...어머니 손 이끌려 연기 나서


지금은 최고의 연기자로 칭송받고 있지만 김수현은 고교시절까지 꿈이 없는 나날을 보냈다. 생활기록부 장래희망 칸을 공란으로 남겨놓곤 하던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막연히 연기를 권유했다. 첫 연기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밤의 꿈. 작은 동아리, 지인들 위주의 관객 앞에서 박수를 받았을 때 느꼈던 뜻모를 희열은 그를 평생 연기자의 길로 이끌게 만들었다.

“첫번째 연극을 마친 뒤 커튼콜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무대 위에서 인사를 하는데 조명 때문에 앞은 보이지 않고 기분좋은 박수소리만 귓전을 때렸죠. 그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면서 이 기분을 좀 더 느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이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연기에 매진했다. MBC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은 첫 TV데뷔작. 그는 당시를 연기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꼽는다. 하지만 약 1년 후 갑작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 때 만난 작품이 SBS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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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역 연기는 겁이 가장 많이 났어요. 때문에 조심했고 절제된 연기를 펼쳤는데 오히려 공부가 됐어요. 비록 제 출연분량은 아역 2회 분이었지만 많은 걸 느끼게 됐어요. 팬들도 그 작품을 통해 저를 기억해 주시게 됐죠.”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였다. ‘자이언트’와 ‘드림하이’, ‘해품달’과 영화 ‘도둑들’로 이어지는 숨가쁜 행보는 향후 10년 뒤를 봐달라는 김수현의 공언을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하지만 김수현은 아직도 자신의 연기가 워밍업이라며 겁을 냈다. 혹여 ‘나는 배우다’라는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몇 점이나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저 그 프로그램 안 나가면 안돼요?”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 순간 만큼은 배우가 아닌, 대학생 김수현의 웃음이었다.

“‘해품달’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낀 만큼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해품달’이 제게 숙제를 안긴 셈이죠. ‘나는 배우다’에 출연한다면 제 점수는요? 음...C+정도? 저도 A+받고 싶긴 한데...아 실제 학점은 중구난방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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