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은행금리 얼마나 되지?…'가산금리'의 함정

가산금리 산정 기준 공개하지 않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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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최대 500%의 성과급 잔치는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조정하는 꼼수를 통해 챙긴 서민들의 호주머니 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통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조달비용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가산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가산금리는 대출 금리와 조달 금리(일반적으로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은행의 수익과 직결된다.

문제는 은행들이 대부분 CD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여기에 부과되는 가산금리 산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초만 하더라도 2%대이던 가산금리는 그해 4분기부터 3.43%로 크게 뛰더니 2012년 현재까지도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중은행의 1월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의 6% 수준에서 7%대로 껑충 뛰었고,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대에 돌입했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가계연체율 상승, 은행권 대출 축소 등 최근 영업환경 악화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내리기 힘들다고 설명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같은 변명은 금융위기 당시에 CD금리가 급락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해 가산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그러나 현재 금융권의 상황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간 동결해 CD금리 변동폭도 크지 않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등 조달금리는 오히려 소폭 내린 상황이다.

즉, 은행들이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자신들의 수익원, 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인 예대마진만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높아진 예대마진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사상 최대인 14조5000억 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달성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도미노처럼 비은행금융기관으로 이어져 금융권 전체 대출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위험 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대출금리 상승은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을 높여 잠재된 국내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을 자극할 수 있다.

또 정부가 힘들게 유지하고 있는 금리 인하 기조의 정책 효과를 반감시켜 경기 회복에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려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매우 위험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고비용 구조의 효율적 개선, 자금 조달비용의 안정화 등을 통해 가산금리 부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국회의원도 "금융권별로 적정한 가산금리 적용 범위를 설정하도록 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전체 조달비용은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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