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스펙형 동아리'는 기업 입사 전형 만큼 까다로운 동아리 입회 시험을 치르고 있고, 산악, 합창 동아리 등은 하나둘씩 해체되는 등 학내에서 각 동아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4일 오후 6시쯤, 부산 동아대 하단캠퍼스 내 학생회관에서 치러진 영어회화 동아리 '아미고' 입회 시험장은 마치 취업 면접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새내기 150여명은 50명을 선발하는 아미고에 들어가기 위해 자기소개와 영어구술 등 1, 2차 나뉘어진 면접을 치렀다.
이른바 압박 면접 질문에다 수준 높은 영어구술까지, 면접에 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미고 회장 이동환(동아대 기계공학 2학년)씨는 "최근 취업난 때문인지 편한 분위기속에서 영어를 배우려는 새내기들이 많이 몰려서 몇단계에 걸친 입회 시험을 치르고 있다"면서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동아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있기 때문에 다 가입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대 국제리더십 동아리인 '아이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이색'은 일반면접, 영어면접, 역할극 등 3차에 걸쳐 입회시험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지원자 사이에서는 동아리 입회가 대기업 취업시험만큼 어렵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매년 50여명 정도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까다로운 동아리 입회시험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백여 명의 새내기들이 몰리고 있고, 경쟁률은 4:1에 이른다.
영어, 경영, 경제 동아리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동아리 활동을 취업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선배들의 알짜 취업 노하우에 선후배간 인맥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산악회, 합창 등 취미 동아리나 철학, 이념 지향적 학술 동아리는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져 몇 년전부터 해체되기 시작해 대부분의 대학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어 '스펙형 동아리'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학이 과거 학문탐구와 현실참여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취업을 위한 전단계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대 사회학과 김문겸 교수는 "상아탑의 역할을 해야 할 대학에서 학문탐구와 진로에 대한 성찰, 고민이 이뤄지기 보다는 취업 준비소로 전락하면서 각종 취미와 자기개발을 위한 동아리의 낭만도 이제 옛 얘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