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넘치는 악역: 중전 윤보경 역의 김민서
초반, 아역들의 연기에 비해 다소 평면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민서는 회가 갈수록 보경에게 빙의된 듯 신들린 연기로 시청자들의 동정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액받이 무녀 월을 직접 대면한 후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울부짖는 연기는 연기자 김민서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킨 장면으로 꼽힌다.
그는 표독한 표정으로 악담을 내뱉는 전형적 악녀가 아닌, 죄책감으로 끊임없이 갈등하고 번뇌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소화해냈다.
2008년 SBS 드라마 '사랑해'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김민서는 2010년 인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초선 역을 맡아 인상깊은 조연 연기를 펼친데 이어 2011년 KBS 드라마 '동안미녀'에 연거푸 캐스팅,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조연급으로 참여했던 전작에 비해 주연으로 출연한 '동안미녀'에서 시청률로 썩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그는 잠시 심기일전하며 칼을 간 끝에 '해품달'에서 자신의 기량을 120% 발휘해 냈다.
▶내시의 재발견 "귀엽고 귀엽도다":상선내관 형선 역의 정은표
특히 정은표는 어린 이훤 역의 여진구와 찰떡궁합을 이뤘는데 "가까이 오라"는 이훤의 한마디에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는가 하면 "뒤돌아 서 있으라"는 불호령에 특유의 애처로운 표정으로 서운함을 표현해 드라마 팬들로부터 이훤과 러브라인으로 묶이기도 했다.
팬들이 뽑은 명장면으로 꼽히는 몇몇 신 역시 정은표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은표는 어린 연우(김유정 분)와 이훤(여진구 분)의 데이트를 위해 지붕에 앉아 꽃잎가루를 뿌리는가 하면 세자빈이 된 연우를 기쁘게 하기 위해 인형극을 준비하는 섬세함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1990년 연극 '운상각'으로 연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정은표는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 '싸인', '파라다이스 목장' 등 현대극부터 드라마 '장길산', '쾌도 홍길동'. '동이' 등 사극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다수 작품에서 연기활동을 펼쳤던 그지만 '해품달'은 정은표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연기를 잘했어?:민화공주 역의 남보라
그러나 '해품달' 속 민화공주라는 배역은 '연기자' 남보라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특히 오빠이자 왕인 이훤에게 악행을 들킨 뒤 오열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젖어들게 만들었다.
그간 MBC 드라마 '내인생의 황금기', '로드 넘버원', 영화 '고사 두번째 이야기', '써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던 남보라는 '해품달'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서 나래를 펼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