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권기는 '망가진 5년'…굿바이 MB!

CBS 변상욱 대기자의 MB 4년 취재 기록 모음 <굿바이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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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변상욱 대기자. CBS는 대기자 제도가 없었지만 변상욱 대기자가 책임 보직과 경영 관리직을 마다하고 현장에 남아 있겠다고 고집피우는 통에 대기자 직을 신설했다.

그는 현재 CBS 라디오 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사 비평 코너 '변상욱의 기자수첩' 진행과, 해직언론인 인터넷 뉴스 <뉴스타파>에서 칼럼을 담당하고 있다.

방송을 들은 사람은 익히 알겠지만 그는 드러난 사실을 앵무새처럼 전달하지 않는다. 정치권력과 사회현상 이면에 깔린 시대적 의미와 정신을 함께 이야기한다. 관찰자처럼 남의 이야기를 하듯 하지도 않는다. 늘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관점으로, 국민과 함께 권력을 살핀다.

그래서 연극인 손숙(전 환경부 장관) 씨는 "(변상욱 대기자의) 평론 밑바닥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고여 있어서 나는 대기자의 말과 글을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평했다.

꼼꼼한 취재로 이루어진 대기자의 기사에는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비유, 무릎을 치게 만드는 풍자가 가득하다. 성서와 불경 등 경전을 이용하여 권력자들을 꾸짖기도 하고, 고전부터 최신 유행어까지 활용하여 사회를 풍자하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화려한(?) 이력이 숨겨져 있다. 어린 시절, 일제 강점기에 서당을 열어 교육구국에 나섰던 부친으로부터 한학(漢學)을 접했고, 대학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는 여러 종교 지도자와 사회운동가를 취재하게 되어 해방신학, 민중신학, 노장사상, 선불교, 비교종교학을 두루 접했다.


그런 그가 이명박 정부 시작부터 레임덕에 이르기까지, 4년의 취재 기록을 모은 책 <굿바이 MB>를 출간했다.

MB정부는 '망가진 5년', 해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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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언론과 지식인들이 김대중, 노무현 집권기를 '잃어버린 10년'이라 이름을 붙였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그 잃어버린 10년을 자신들이 되찾아오겠다고 외쳐댔고,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분위기 속에 출범했다.

저자는 이명박 집권기를 '망가진 5년'이라 이름 붙였다. 신자유주의의 폐해와 모순을 해결하기보다 기득권층과 시장의 이득을 중심으로 역사를 되돌렸기 때문이다.

<굿바이 MB>는 대통령 당선부터 시작하여 인수위원회 활동, 고소영·강부자 시대의 개막, 촛불집회로 불거진 이명박 정부의 위기, 위기를 모면한 이명박 정부의 반격과 거친 대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분출된 국민 대중의 후회와 저항, 국민과 유리된 채 벌어지는 사회 각 분야에서의 실정과 억압, 부패·비리 등 MB 정부 4년간의 좌충우돌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저자의 세심함에 잊고 있던 기억들이 다시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를 제대로 딛고 일어서야 미래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법. 저자는 MB의 과오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정권의 퇴행과 불통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후의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까지 언급한다.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는 대안은 결국 시민이다. '하나의 시민이 하나의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깨어 있는 시민이 되기를 당부한다. '여의도를 향해 핏대만 세우며 하릴없이 원망만 늘어놓는 소시민이 되지 말라'고 한다.

저자의 당부대로 국민을 우울케 하는 정치사회 구조를 바꾸고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불공정한 파도를 헤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공정한 사회로의 활로를 뚫어내는 주체는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 가난한가? 돈이 없어서? 왜 돈을 못 벌까? 게으르고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다. 문제는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가 무너져 일할 기회와 평등한 대우를 상실한 것이다. 그걸 뒤집기 위해선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부조리한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 마치 수술 전 병과 환부를 이해하듯이 말이다. 2012년, 수술대 앞에 선 국민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저자의 한마디)

"좋은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통치도 중요하고 그것은 국민의 책임이자 소임이다. 역사가 대통령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국민을 자랑스럽게 기억해야 한다."(책 416쪽)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치인 탓이 아니라 국민의 책임이다. 생계를 위해 벅차게 뛰어야 하는 삶의 현장에서 정치와 선거까지 신경 쓰기 힘들다는 변명은 궁색하다. …(중략)… 민주주의는 4년, 5년에 한 번씩 투표하는 제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 체계이자 국가 운영 체계다."(책 4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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