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필리핀 최대 방송국인 ABS-CBN에서 관심을 받아 화제가 된 하다미는 데뷔곡 ‘마네킹’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걸그룹이 난무하는 가요계에 신인 솔로 여가수가 무대에 서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당찬 신인가수 하다미의 등장이 반갑다.
자칫 하다미를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볼 수도 있었다. 그녀의 원래 꿈은 연기자였고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기자 수업을 받기도 했다. 가수 데뷔를 권하자 회사를 나왔을 정도로 연기자에 대한 열망이 컸다. 가수와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인기가요’ 무대에서 이지라이프의 피처링을 한 것이 가수의 꿈을 꾸게 된 시발점이었다. 이후 지금의 소속사에 발탁돼 2년여 전부터 걸그룹 준비를 했다. 그러나 팀으로 한 색깔을 내기엔 혼자 너무 튀어서 결국 솔로로 전향했다.
멀리 돌아온 하다미의 데뷔곡 ‘마네킹’은 시크릿의 ‘샤이보이’ ‘별빛달빛’ 등을 만든 강지원 김기범 콤비의 곡이다. 슬픈 멜로디의 80~90년대 복고풍 댄스곡으로 슬프고 애달픈 사랑을 ‘마네킹’에 비유했다. 복고풍이지만 세련미를 놓치지 않았다.
“80~90년대 감성이다 보니 처음엔 어려웠어요. 감정이 많이 담겨야 하는 노래인데 그동안 해왔던 스타일과 완전히 달라서 쉽지가 않았죠. 처음엔 아기가 어른 노래 부르는 느낌이었데요(웃음) 그래도 질리도록 듣고 부르니까 익숙해지더라고요”
곡이 바뀌었으니 안무도 다시 짰고 연습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미친 듯이” 하는 성향이라 즐길 수 있었다.
“제가 대중이라면 귀엽고 발랄한 곡은 이미 많이 나와서 그냥 지나칠 것 같았어요. 특히 신인이면 더 할 것 같았죠. 전 뭔가 다르고 싶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어요. ‘마네킹’은 신나기보다 슬픈 감성이 있어요. 옛날 생각나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이죠”
빼어난 가창력과 춤 실력을 갖췄기에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하다미의 자신감이다. 동덕여대에 재학 중인 하다미는 교내 최고의 춤꾼으로 손꼽혔다. 태권도 2단 등 각종 운동으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도 그녀의 성공을 예감케 한다.
“이제 진짜 고생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힘들겠지만 전 승부욕도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많이 부족하지만 급하게 생각 안 하고 천천히 제 색깔을 만들어갈 거예요. 여러 번 연습보다 한 번 실전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부딪히면서 배워나갈래요”
하다미는 3월2일 KBS 2TV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