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법조인에게만 눈길을 돌리면서 당초 '공천개혁' 의지와는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29일 판사 출신인 임지아 변호사(서초갑)와 전 에스오일 상무인 이언주 변호사(광명을) 등 2명을 약세 지역에 나설 후보자로 전략공천했다.
지난 28일에는 대구지검 검사 출신의 백혜련 변호사(안산 단원갑)와 '촛불 변호사'로 유명해진 송호창 변호사(과천.의왕) 등 3명을 전략공천자로 확정했다.
앞서 지난 27일 전략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허진호 전 대한법률공단 이사장(부산 수영)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확정된 전략공천자 8명 가운데 법조인 출신은 무려 5명에 달한다.
나머지 3명은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여사(서울 도봉갑)와 류창열 부산YMCA 부이사장(부산 해운대구기장군을),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경기 군포)이다.
'MB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 유재만 변호사와 박성수 전 울산지검 부장검사, BBK사건 대리인으로 유명한 이재화 변호사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이나 비례대표 공천설이 돌고 있어 법조인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법조인을 중심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한명숙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앞으로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조인 출신이 제격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법을 잘 알고 다뤄본 법조인 출신이 의정활동을 더 잘 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며 "미국의 경우 상·하원의원의 70%가 법조인 출신"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특정 분야로 쏠린 외부인사 영입은 공천개혁과 동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도 신선한 감동을 주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법조인의 비율이 높다는 비판을 의식해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씨 등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새누리당과 견주더라도 민주당의 쏠림 현상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이 영입한 법조인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재야운동가 출신이나 해당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후보가 없다는 게 문제다.
현재 민주당의 법조인 출신 전략공천자 중에는 판·검사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왔거나, 기업에 몸 담았던 인물이 포함돼 있다.
이언주 변호사는 입당을 하면서 "경제민주화와 새로운 정치문화 확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했지만, 대기업을 위해 일했던 이력을 놓고 경제민주화를 진정성 있게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