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동 재건마을, "그냥 이대로가 행복하다"

강남의 섬으로 불리는 서울 포이동 재건마을이 강제이주에 대한 불안감과 지난해 6월 발생했던 화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재 이후 8개월이 지난 포이동 재건마을은 중심부에 절반이상의 가건물이 들어섰고, 외곽에 21가구 정도 판잣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건물에 사는 주민들은 화재로부터 어느정도 안전해졌지만, 이곳 주민들은 시로부터 불법점유자로 분류돼 노후된 전기, 난방시설을 방치 할 수밖에 없어 여전히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다.

30년 전 도심 재개발 사업에 밀려 버림받다시피 강제이주 됐던 주민들의 바람은 하나같이 포이동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것이다.

27년 전 자리잡은 포이동을 제2의 고향이라 여기고 살아온 유도관(68세)씨도 화재와 또 다른 곳으로 강제이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병인 우울증이 더욱 심해졌다.

유도관씨는 "여기서마저 쫓겨난다면 살 의욕이 없을 것 같다"며, "죽을 때까지 살 수 있게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박정재 민철연(민중 주거 생활권 쟁취를 위한 철거민 연합) 연대사업국장은 "화재 이후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정신병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며, "교회에서 지금껏 관심을 가져 준 것 처럼 기도를 많이 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0여명의 주민들 대부분 유씨와 같이 포이동에 남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화재이후 포이동 재건에 사회적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

화재 직후 제일 먼저 달려가 이들과 함께 위로예배를 드렸던 교계는 현재 인근 강남구민들과 더불어 살수있는 공동체마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독NGO '희년함께'는 사회적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등 포이동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도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재건마을이 시유지인 점을 감안해 토지 점유권과 주거권을 보장받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고영근 희년함께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시유지에 대한 점유권과 주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안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이동 재건마을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더 큰 사랑과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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