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민주통합당의 한미FTA 반대전략, Stupid!"

한미FTA 찬성하지만 김종훈 전 본부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
김두관 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 대선후보 행보하겠다는 것
박원순 시장, 민주통합당 입당 고민? 민주통합당 어안 벙벙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2년 2월 17일 (금)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


고성국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매주 금요일 3부,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로 꾸며드리고 있지요. 광고 듣고 시작합니다.

▶정관용>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시작합니다. 고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고성국>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먼저 큰 판. 여야 모두 공천 신청 마감. 한참 심사. 조금 있으면 경선 시작.

▷고성국> 예.

▶정관용> 뭐 오늘은 큰 판 읽을 게 별로 없어요.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네요. 그런데 관심 지역들이 이제 속속 떠오르고 있지요.

▶정관용> 드러나고 있지요.

▷고성국> 부산 사상구와 북강서을, 그러니까 문재인, 문성근이 출마한 지역은...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애초부터 관심사였는데, 이제 수도권에서도 종로.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정세균 대 조윤선 대 이동관. 또 동작을, 정몽준 대 이계안.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리고 강남을. 민주당의 정동영 대 전현희 경선에 조금 전에 다녀가더군요?

▶정관용> 김종훈 본부장 영입하느냐, 마느냐.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이런 지역들이 속속 이제 관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고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이제 부상했는데,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요. 그렇지요?

▷고성국> 그런데 이제 청취자 분들께서 지켜보실 때 어디에 좀 포인트를 둬서 지켜보시느냐에 따라서는 좀 재미가...

▶정관용>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됩니까?

▷고성국> 예를 들면 은평을 같으면...

▶정관용> 이재오, 천호선.

▷고성국> 이재오가 당선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총선 후에 친이계가 그래도 몇 명이라도 살아남을 건데, 이 살아남을 친이계가 대오를 정비해서 세력적으로 움직이느냐, 아니면 그냥 그야말로 뿔뿔이 흩어지느냐를 결정하는...

▶정관용> 중요한.

▷고성국> 그런 변수가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 이재오의 선거를 보는 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거예요. 또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뭐 정몽준 대 이계안, 그러면 둘 다 현대 사람이잖아요. 한 사람은 오너이고 한 사람은 전문 경영인.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면 이 지역에서는 아마도 제가 보기에 재벌개혁이...

▶정관용> 화두가 되겠지요.

▷고성국> 중요한 주제가 될 건데, 이계안은 내가 재벌가에서 전문경영인, 최고전문경영인까지 해봤는데 재벌 이렇더라.

▶정관용> 이런 건 고쳐야 된다, 라는 거.

▷고성국> 이거는 보통 재야 진보단체가 이야기하는 재벌개혁하고는 그 현장감이 좀 많이 다를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과연 어느 정도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냐, 이걸 보는 것 재미있잖아요. 또 지금 FTA 문제도, 제가 잠시 후에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FTA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꼭 이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본부장을 지지하는 건 또 아닐 거예요. 왜냐하면...

▶정관용> 그런 논의가 새누리당 안에도 있어요, 지금.

▷고성국> 예, 왜냐하면 재협상을 거쳐서 비준안 일보 직전까지 지금 발효까지 왔지만, 보면 전체적으로는 재협상을 거쳐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재협상 과정에서 누군가가 이제 총대를 멜 수밖에 없었지만...

▶정관용> 우리가 물러선 거?

▷고성국> 김종훈 본부장이 뭐 글자 한 자 고치지 않겠다고 했다가 결과적으로 국민들한테 거짓말한 꼴이 됐잖아요. 그러면 FTA는 찬성하지만 김종훈은 싫다,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래서 이 지역에 과연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하고 FTA라고 하는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가 같이 가는 측면도 있지만, 서로 갈라져야 하는 측면도 있거든요.

▶정관용> 그건 별개예요, 어떻게 보면.

▷고성국> 그 부분을 어떻게 설정해서 정리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정관용> 바로 그 대목이 새누리당이 영입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이겠지요.

▷고성국> 그렇지요. 그런 점들이 지역마다...

▶정관용> 주목해서 보자?

▷고성국> 관심 지역마다 다 조금씩 있거든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앞으로 총선 때까지 계속 좀 해주시고요.

▷고성국> 그러시지요.

▶정관용> 이야기 나온 김에 FTA 가지고 이야기를 좀더 풀지요. 이제 김종훈 본부장 이야기를 넘어서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자기 당 쇄신하고 추스르느라고 야권에 대한 공격을 일절 하지 않다가 첫 포성을 날린 게 바로 FTA입니다.

▷고성국> 그렇습니다. 역시 승부감각이 살아있다, 그렇게 느낍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열린우리당 시절 당신들이 추진했는데 이렇게 말을 바꾸면, 이런 정당을 어떻게 믿겠느냐, 라는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면서 이번 총선에 진짜 본격 쟁점으로까지 부상을 하고 있어요. 이게, 이걸 쟁점화 시키는 게 양당에 이른바 유불리 전략 같은 것을 분석 좀 해주시면?

▷고성국> 뭐 그건 상식적인 것 아닙니까?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잘못했다, 좀 심판해야 되겠다, 이런 국민들이 다수일 겁니다. 뭐 그게 7대 3으로 다수일지, 6대 4로 다수일지는 세대에 따라서 좀 다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다수일 거예요. 그런데 FTA가 그래서 결과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라고 따지면 거의 반반 정도 나오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쪽이 얼마라도, 다소라도 좀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이번 FTA 문제를 가지고서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야권에서는 제가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는데, 멍청하게 이 이슈를 잘못 다뤘다. 원래 이게 정치학적 용어입니다, 스투피드(stupid)하다는. 그런 게 있어서 제가 그걸 직역하면 멍청하다는 뜻이니까. 그냥 정권 심판론만 주장하고 있어도 7대 3이나 6대 4로 우세한데, 굳이 FTA라는 이슈를 전면화시켜서 5대 5로 만들어버린 것 아니에요? FTA를 가지고서 투표하자고 그러면 5대 5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금 야권 쪽의 판단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특히나 어떤 점이 다르냐 하면 한미 FTA에 대해서 과거에는 찬성 쪽 입장이 좀 많았을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점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특히나 한미 FTA를 하게 되면 거기에서 이득 보는 사람들은 대기업이나 잘 나가는 쪽이고, 대다수의 서민들은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 라고 하는 인식이 퍼지면서 점점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라고 보는 것 같아요.

▷고성국> 뭐 그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경제사정이 설사 좀 나빠졌다 하더라도, 또 양극화가 더 심화되었다 하더라도 FTA 찬반으로만 가면 저는 새누리당 쪽이 일방적으로 지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봅니다. 여의도연구소가 조사한 거니까 새누리당 쪽에 다소 유리하게 조사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점을 미리 말씀을 드리고 조사를 소개해드리면, 이게 지난 13일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 전국 남녀 3,521명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통해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65퍼센트 포인트 표본조사입니다.

▶정관용> 표본이 많네요.

▷고성국> 예, 표본이 3,500이니까 표본오차가 ±1.65이지요. 여기 보면 박근혜 위원장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등의 한미 FTA 폐기 주장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공감하느냐. 응답자의 56.9%가 공감한다, 이렇게 답변했어요. 공감하지 않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공격에 공감하지 않는다, 가 34.9%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이미 이게 대략 6대 4 정도 아닌가요?

▶정관용> 그러네요.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라고 하면, 말하자면 정권 심판론으로 그냥 밀고 가면 제가 보기에 민주당이 6대 4로 현 시점에서 여론이 앞서갈 겁니다. FTA를 가지고 가면 민주당 쪽이 뭐라고 설명을 하건, 또는 통합진보당 쪽이 뭐라고 설명을 하건 이건 5대 5 게임입니다. 그것은 가만히 앉아서...

▶정관용> 스스로?

▷고성국> 6대 4가 5대 5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야권에서 그렇게 만들고 있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왜 그럴까요, 어떤 판단 미스라고 보세요, 아니면?

▷고성국> 제가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정관용> 멍청하게?

▷고성국> 예.

▶정관용> 판단 미스라고 보시는군요, 그러니까?

▷고성국> 그렇습니다. 판단 미스라고 보는 이유 중의 또 하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바로 이 틈을 파고들어서 정면 공격을 나섰지 않습니까? 그 직후에 민주당의 태도를 보십시오.

▶정관용> 말이 조금 변화하고 있지요?

▷고성국> 그리고 FTA가 뒤로 밀리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잖아요. 측근 비리를 더 부각시키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지금 계속해서 이 입장이 바뀌고 있는 데에 대해서 언론이 질문을 하니까 민주당의 원래 입장은 재협상이다.

▶정관용> 재재협상이다.

▷고성국> 재재협상이다, 폐기가 아니다, 계속 이러고 가고 있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자, 보십시오. 선거라고 하는 것은 공방이 있는 것인데, 공격하는 쪽이 무조건 유리하게 되어 있잖아요. 지금 누가 공격하고 있습니까?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공격하고, 지금 민주통합당이 처음에 공격을 섣불리 어설프게 했다가 지금 해명하고 있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성국> 그러니까 이거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잘못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는 거고요. 다행스럽게도 이게 잘못된 걸 불과 며칠 사이에 알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공격을 받아보니까 아프거든요. 알고 어쨌든 전략 수정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점이 제가 보기에 그래도 민주통합당이 예전에 비해서 유연성이 좀 생겼다, 이렇게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런데 아마 또 이런 고민도 있을 거예요. 지금 통합진보당하고의 선거연대를 하는데, 한미 FTA 부분이 그동안 통합진보당에서 계속 요구해왔던 정책연대의 최우선 전제였기 때문에...

▷고성국> 그렇지요.

▶정관용>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한 민주통합당도 발언이라든지 태도 표명을 안 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고성국> 바로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이 문제를 그냥 불쑥 제기할 게 아니라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자기들이, 민주통합당 쪽이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형식으로 갔어야 뭐가 되도 되는 거지요. 이건 그런 것, 저런 것도 아니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총선 쟁점화 되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한 여야의 전략, 그리고 이해득실 계산을 우리 고성국 박사식 해법으로 한번 읽어봤고요. 좀 작은 뉴스일 수도 있고, 큰 뉴스일 수도 있는 것이 김두관 경남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입당 여부, 이겁니다.

▷고성국> 예, 큰 뉴스이지요.

▶정관용> 큰 뉴스예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왜 제가 큰 뉴스라고 이야기하느냐 하면 김두관 경남지사가 잠재적인, 야권의 잠재적인 대권주자 중의 한 사람 아닙니까? 대권주자가 그동안 당적 없이 무소속으로 있다가 민주통합당의 당적을 갖게 된 겁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니까 굉장히 큰 뉴스인 거지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을 무소속한테 준 적이 없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역시 집권당이 힘을 받쳐줘야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힘 있게 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다 하는 거예요. 그런 상황을 감안해서 보면 김두관 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은 여러 가지 부담에도 불구하고 감행된 것 아닙니까?

▶정관용> 본인이 지사 재직 중에는 당적 갖지 않겠다, 라고 한 약속을 스스로 어긴 거니까요.

▷고성국> 경남도민들에 대한 약속을 어기면서, 또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면서 입당을 감행한 것이거든요. 이것은 김두관이 본격적으로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하겠다고 하는 선언이나 똑같은 겁니다. 물론 지금 현직 지사이기 때문에 선거에 개입하기가 어려워요.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리고 지나치게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도 그렇게 좋아보이지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매우 에둘러서 표현하고 완곡하게 표현하지만 민주당 입당 자체만 놓고 보면 이것은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겠다고 하는 선언이나 똑같은 겁니다. 그래서 큰 뉴스라고 제가 말씀드립니다.

▶정관용> 그런데 아까도 잠재적 대권주자의 한명이었던, 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아마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 중에 고 박사님 말을 듣고 약간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지금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게 지금 현재 상태로 봐서 너무 잠재적이거든요.

▷고성국> 예.

▶정관용> 뭐 거론되시는 분들 중에 저 뒷 번호 쪽에 계셔서, 그래서 별로 주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 기사가.

▷고성국> 야권에 대체로 네 명을 이야기하지요.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안철수. 뭐...

▶정관용> 유시민 카드도 있어요?

▷고성국> 글쎄요,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로 지금 자리매김이 되어 있기 때문에 민주통합당까지 포함한 야권 전체의 대선후보로는 거의 거론이 안 되고 있지요, 현 상황에서는.

▶정관용>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네 사람을 거론하셨습니다만, 그건 이제 논리적인 것이고, 현상적으로는 거의 안철수, 문재인 두 분 쪽으로 막 가고 있는 그런 것 아닙니까, 지금?

▷고성국> 그렇지요.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역학관계 속에서 보면 안철수가 약간 빠지고 문재인이 올라가고.

▶정관용> 지금 그런 추세예요.

▷고성국> 뭐 이 흐름을 보이고 있는 거지요. 그러면 문재인의 상승세는 왜 만들어진 건가요? 그것은 영남지역을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정관용> 그렇습니다.

▷고성국> 영남지역을 돌파해서 호남과 영남을 묶어내면 이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기대가 있는 것 아닌가요? 그 문재인의 그 스펙, 김두관이 그대로 가지고 있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니까 문재인이 성공하면 굳이 문재인을 떠나서 김두관을 지지하지 않겠지만, 문재인이 실패하면.

▶정관용> 총선에서 지거나?

▷고성국> 예, 총선에서 지면. 그러면 그 스펙을 찾아서 움직이게 되어 있어요. 저는 그것이 김두관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고. 지금까지는 무소속 지사로 있었기 때문에 잠재적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제 입당을 했기 때문에 현재화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지요.

▶정관용> 그럼 과감한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할 거다? 그건 또 아니지 않습니까?

▷고성국> 총선 후에 상황을 보면서 움직일 겁니다.

▶정관용> 보면서?

▷고성국> 원래 신중한 사람인 데다가 현직 지사가 선거 기간 중에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정관용> 잘못하면 선거법에도 걸리니까.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단 입당을 미뤘습니다.

▷고성국> 예.

▶정관용> 오늘 아침 어떤 인터뷰에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이런 말을 했고. 또 통합진보당 쪽 인사들하고 사전에 만나서 양해를 구하려고 했는데, 통합진보당 쪽 사람들이 야권연대의 정신으로 서울시장이 된 분이니까 입당하지 말아라, 라고 아마 강하게 요구한 것 같아요.

▷고성국> 뭐 고성까지 오고 갔다고 그러는데요. 저는 글쎄요, 야권연대로 치면 김두관이 박원순보다 그 부담이 덜하지 않습니다. 김두관은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당선된 이후에 공동정부를 사실상 운영해온 사람 아닙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런 데에 비하면 박원순 시장은 그런 차원으로 통합진보당 쪽이나 시민사회로부터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처지는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두 사람이 함께 동반입당하려고 했는데 김두관이 먼저 한 것은, 김두관이 입당하겠다고 하는 민주당 지도부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고요. 박원순 시장이... 아, 이렇게 되면 박원순 시장이 약속을 안 지켰다고 제가 이야기하는 꼴이 되나요? 어쨌거나 지금도 고민 중이다, 이거는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정말 어안이 없는 이야기일 겁니다. 고민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닌데, 그러나 너무 생각이 많은 것 아니냐. 그리고 통합진보당과의 관계 때문에 입당 문제에 대해서 계속 고민 중이라고 한다면 이 문제 해결되기 전까지는 입당 못한다는 이야기랑 똑같은 이야기 아닙니까?

▶정관용> 그러니까요.

▷고성국> 그러면 과연 이 시점에서 그렇게 행보하는 것이 박원순 시장이 민주통합당과 그동안 맺어온 관계에서 합당한 처신이냐, 에 대해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강력한 반발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 점들까지를 감안해야 된다고 저는 보지요.

▶정관용> 그러면 결국 입당할 것이다, 라고?

▷고성국> 저는 입당할 거라고 봅니다.

▶정관용> 박 시장의 입당은 그럼 어떤 정치적 함의가 있습니까? 뭐 대권주자 그룹은 아니지 않습니까?

▷고성국> 박원순 시장도 잠재적 대권주자 중의 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정관용> 그래요? 보궐선거로 시장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요?

▷고성국> 그렇다 하더라도요. 그동안 서울시장치고 대권주자 아니었던 사람 있습니까? 경기지사치고 아니었던 사람 있나요? 묘하게 경남지사도 다 보면 역대 경남지사들이 다 대권주자로 거론이 되었었습니다.

▶정관용> 하긴 뭐 김혁규 지사 시절부터.

▷고성국> 예, 김태호 지사도 그렇게 거론이 되었었고요. 박원순 시장도 당연히 잠재적 대권주자 중의 한 사람으로 간주하고 분석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다만 올 12월에 출마할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요. 그래서 2014년 임기까지 서울시장직을 잘 수행하고 그 이후를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는 거고요. 그렇다면 2012년에 대권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박원순 시장의 행보는 범야권이 함께 하는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일단 입당을 하고 예컨대 통합진보당 쪽이 양해를 안 해주겠다고 한 거니까, 양해를 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민주통합당에 일단 힘을 더 보태주고. 그리고 민주통합당 내에서 야권 단일화를 위해서 민주통합당이 더 통 크게 양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당 내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가 있습니다.

▶정관용> 아하.

▷고성국> 그런 방식으로 해서 실질적으로 야권 단일화를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통합진보당 쪽의 주장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박원순 시장한테도 제가 보기에 별로 안 좋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성국> 통합진보당 쪽에도 그렇게 결과적으로 좋은 효과를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저는 봅니다.

▶정관용>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좀 지켜보고요.

▷고성국> 예.

▶정관용> 주로 이제 대권 도전, 잠재적 대권주자, 이런 각도에서 봤습니다만, 이분들이 이렇게 입당을 하는 것은 다 선거가 다가오기 때문에.

▷고성국> 그렇지요.

▶정관용> 총선에 그래도 힘을 보태기 위해서, 아마 이런 걸 텐데요. 실제로 큰 도움이 될까요?

▷고성국> 당장 김두관 지사가 입당하니까 700명의 그 지역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동반입당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세가 모아지는 거거든요. 그 모아지는 세가 가시적으로 보인단 말이에요, 지역에 가면. 이게 서울 같으면 한 몇백 명이 한꺼번에 동반입당을 해도 뭐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지역은 좀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김두관 지사의 입당은 상당한 힘을 가세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고요.

▶정관용> 부산, 경남 선거에?

▷고성국> 그렇습니다. 당장 직접적으로는 부산 선거, 경남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러나 전국적으로도 야권이 플러스 정치를 한다고 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거지요. 여기에 박원순 시장까지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건데, 뭐 다음 주라도 다시 또 플러스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입당을 하면? 그렇게 되면서 야권 전체가 모아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쪽이 서로 속내가 좀 복잡해서 후보 단일화 협상이 제대로 되겠느냐, 이렇게 걱정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많잖아요. 그러나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거예요, 양쪽 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큰 야권의 대통합, 선거연합, 이것들을 만들어 가는데 좋은 환경적 요소가 되는 거지요. 그런 역할들이 두 사람에게 있다고 봅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선거라고 하는 게 각종 이벤트를 또 누가 더 선점해 가느냐, 이런 측면에서도 좋은 이벤트의 하나이지요, 이 입당 자체도.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자, 오늘 이 정도로 마무리 짓도록 하고요. 이제 선거가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거론해야 되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우리 고 박사님께서 정치인들 이름을 거론하면서 직함을 거의 생략하시더라고요.

▷고성국> 원래는 그 정도 공인이 되면 직함을 안 붙이는 것이 맞습니다.

▶정관용> 그래도 조금 좀 생경하게 들으실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좀 대신, 너무 생경하게 들으시지 말아라. 이런 말씀 하나 첨부합니다.

▷고성국>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가급적이면 직함을 좀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고성국> 그러겠습니다.

▶정관용> 예,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예, 고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성국>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마무리 짓고요. 시사자키 이번 주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주말 시사자키도 애청해주시고, 저는 월요일 저녁 6시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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