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그린푸드 존'…학교·학원가 아이들 먹거리 '비상'

학원가는 그린푸드 존 지정 대상에서 제외

어린이들을 불량식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학교주변 200m 내 불량식품 판매를 금지하는 '그린푸드 존'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또, 정작 학원가는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아이들은 여전히 고열량, 저영양 불량식품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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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푸드존'으로 지정된 부산진구 모 초등학교 앞 문구점.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앞 다퉈 문구점 앞에 진열된 정체불명의 불량식품을 사먹고 있다.

과자의 겉표지에는 기본적으로 표시해야할 재료 함량, 칼로리 등은 전혀 표시돼 있지 않았다.


과자의 색소 탓에 아이들의 입은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고, 양손에는 과자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끈적끈적거린다.

3학년 박모(8) 군은 "다른 과자보다 달고 맛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매일 사먹는다"면서 "불량식품인 줄 알지만 과자 하나당 2백원 정도 밖에 하지 않아 자주 먹게 된다"고 말했다.

학교주변 200m이내 구역인 '그린푸드 존'을 빠져 나온 학생들은 다시 학원 앞 분식점에서 한눈에 봐도 오래된 핫도그와 꼬치, 너겟 등을 탄산음료와 함께 사먹었다.

이처럼 불량식품을 근절하고 위생적인 식품 판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인 '그린푸드존'이 시행 3년을 맞았지만 거의 유명실해진데다,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인근 학원가에는 여전히 불량식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린푸드 존'내에서 믿을 만한 먹거리만 판매하는 '우수판매업소'지정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부산의 그린푸든 존은 499곳으로, 2175개 식품 판매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판매할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되는 우수판매업소는 86개, 이중 84곳이 학교 매점이기 때문에 일반 판매점 중에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된 곳은 2개에 불과하다.

때문에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기존 문구점과 분식점에서 팔리는 불량식품은 이렇다할 제재 방법이 없고, 학원가는 아예 그린푸드존으로 지정할 수조차 할 수 없어서 여전히 아이들이 불량식품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부산 동래구 사직북로 인근 학원가와 해운대구의 좌동전철역, 북구의 화명전철역 인근 등 3곳의 학원가가‘준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시범 운영되고 있지만, 우수판매업소는 단 한 곳도 없어 실질적인 단속도 어렵다.

하지만 관할 부산시와 각 지자체는 두달에 한번씩 현장점검만 나갈 뿐 우수판매업소를 늘리는 등 홍보와 제도 정착과 관련된 노력에는 손을 놓고 있다.

실제로 그린푸드존 시행 3년 동안 불량식품 판매 관련 적발건수가 단 한건도 없어 구색맞추기 행정에 머물고 있다.

부산 YMCA 황재문 팀장은 "우수판매소가 없는 그린푸드 존 지정은 불량식품 판매에 대한 단속근거가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면서 "학교 주변뿐 아니라 학원가까지 그린푸드존으로 지정해 우수판매소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강력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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