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을 묻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김선형이 던진 대답이다. 목소리에는 흥분감이 가득 했다. 실제로 지켜보는 모두가 믿기 힘든 장면을 만들어낸 김선형이다.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잠실 라이벌전. 74-74로 팽팽한 종료 22.8초를 남겨두고 김선형이 공을 잡았다. 3점슛 라인에서 꽤 떨어진 거리에서 김선형은 이관희와 대치를 이뤘다. 자신이 마지막 공격에 나서겠다는 신호다. 팬들은 모두 기립해 소리를 질러댔다.
여유있게 공을 돌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김선형은 남은 시간이 9초가 되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민수의 스크린을 받고 그대로 골밑을 파고들었다. 삼성이 도움수비로 김선형을 압박했지만 김선형은 가볍게 방향을 전환해 멈춤없이 림을 파고들었고 골밑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남은 시간은 3.8초. 작전타임을 모두 소진한 삼성이 승부를 뒤집기는 무리였다. SK의 76-74 승리, 길었던 6연패 탈출을 신인 김선형이 만들어냈다.
SK는 3쿼터까지 삼성에 52-62로 뒤졌다. 4쿼터 10분동안 삼성을 24-12로 압도해 기적같은 역전승을 이뤘다. 그 중심에는 김선형이 있었다. 총 15점을 기록한 김선형은 4쿼터에만 야투성공률 100%(4/4)를 기록하며 8점을 몰아넣었다. 마지막 천금같은 결승 득점도 그의 몫이었다.
평소 늘 꿈꾸던 그림이었다. 김선형은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승부처에서 내가 해결하는 상상을 많이 해왔다. NBA 선수가 되어서 특히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가 마지막 득점을 성공시키는 상상을 자주 했다"며 웃었다.
이미지 트레이닝의 성공이다. 그리고 팬들의 함성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김선형은 "(막판 이관희와 대치했을 때) 공을 돌리니까 팬 함성 소리가 커졌다. 그 소리를 듣고 더 빨리 공을 돌렸다. 신났다. 내 손으로 마지막 득점을 넣는 순간 정말 황홀했다. 위기 의식이 느껴지면 집중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처음이었다면 떨렸을텐데 감독님께서도 그런 기회를 많이 주신 게 내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승부사 기질은 타고났다. 김선형은 "대학 시절 프로 경기를 보면서 관중이 많은 게 늘 부러웠다. 몇천명이 공 하나에 집중한다는 게 좋아보였다. 많은 관중 앞에서 박진감넘치는 상황이 내겐 재밌기만 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