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제품 기획과 판매 관리 등을 통해 날씨 예측 성공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한 유통업체들은 기상학과 등을 졸업한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특히,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날씨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GS샵은 상품 편성이나 프로모션 계획시 기온, 강수량, 일조시간 등을 미리 확인 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파주의보나 폭설 예보 등이 있으면 장보러 나가기 힘든 주부들을 위해 김치나 쌀 등 생식품을 편성한다. 황사가 심한 날은 공기청정기나 스팀청소기 등 관련 상품을 긴급 편성해 날씨와 특수 기상 환경에 따른 예상치 못한 소비자의 수요를 수용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황사, 장마, 폭염, 태풍, 폭설 등은 외출 인구를 줄이기 때문에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통의 경우 악천후가 시작되면 TV홈쇼핑의 매출은 5~10%가 높아지고, 인터넷 쇼핑몰 매출도 5% 증가한다.
GS샵 관계자는 "날씨가 묶어놓은 쇼핑 발걸음이 안방쇼핑으로 이어진다"며 "정확한 날씨예측을 통해 GS샵은 이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나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2010년 추석 시즌부터 기상청 사이트의 기상포커스 자료와 기상청 보도자료 등을 활용해 생활용품 선물세트 수요 예측을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생활용품 마케팅에 기상학과 출신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과일류, 고기류 선물세트와 경쟁하는데, 이들 제품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때문에 명절 시즌 특수의 특성상 기상, 기후 정보를 유심히 살피고 수요 예측에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긴 장마와 폭우는 과일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생활용품 선물세트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여름철 습한 날씨와 폭우는 수인성 질병으로 인한 고기류 선물세트의 가격이 상승해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수요가 증대된다.
실제 LG생활건강은 2010년 기상정보를 활용한 결과 그 해 추석 시즌 생활용품 선물세트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그 해 폭우와 긴 장마가 있을 것을 사전에 감지하고 과일가격 상승에 따른 생활용품 수요 증대를 예상해 생산량을 20%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1년 설 명절에도 LG생활건강은 설 시즌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갔다.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을 감안해 생산량을 30% 높게 결정한 게 적중한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명절 시즌 특수의 특성상 기상, 기후 정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필수"라며 "정확한 수요 예측은 불필요한 손실은 최소화하고, 이익 증대는 최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일선 점포에서 점주가 날씨정보를 확인 후 적시적절한 상품 발주를 할 수 있도록 상품 발주화면에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의 특성상,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븐일레븐은 1997년부터 사설날씨 정보를 구입해 날씨에 민감한 푸드와 일일배송상품 등의 발주 및 재고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전에 비가 오면 집에서 우산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갑작스럽게 오후에 비가 오게 되면 사람들은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가 우산을 구매하게 된다. 이 때 편의점은 미리 비가 언제 얼마나 올지에 대한 예측을 통해 적정한 재고를 확보해둬야 한다.
또 실외 온도가 25℃ 이상이 되면 유제아이스크림보다는 바 형태나 쮸쮸바 등이 잘 판매된다. 열대야일 때엔 공원 인근 점포에서 심야시간에 간식거리 및 맥주, 음료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
반대로 추운날씨가 이어지면 온장고와 찐빵기, 뜨거운 물에 타먹는 원컵음료 등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정확한 날씨 예측만으로도 편의점은 우산 매출을 평균 400%를 올릴 수 있다. 한파에 따른 온장고 등의 전진 배치 여부에 따라 뜨거운 음료 매출은 180%가량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날씨정보 활용법과 그 효과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점포 영업 담당자들에게도 날씨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은 창고와 진열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기 때문에 2~3일 이내의 기상정보에 따라 재고확보와 진열이 달라지게 된다"며 "날씨 정보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매출 신장에 대한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