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평범한 여자...치열한 배우로 살고 싶다"

[노컷인터뷰]'천일의 약속'으로 한층 성숙해진 배우 수애

그 누구보다 화려한 여배우로 살고 있는 수애(32)는 늘 평범한 한 여자이자 한 인간으로 살길 바란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삶이기에 더욱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통해 알츠하이머에 걸린 서연으로 분해 한 해를 마무리했던 수애. 아직 서연의 체취가 다 가시지 않아 아직도 그 공허함과 싸우고 있는 배우 수애를 1월의 어느 겨울 날 만났다.

‘천일의 약속’이 끝난 지도 어느덧 몇 주가 흘렀지만, 수애는 “후유증이 생각보다 늦게 와서 당황하고 있다”면서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놀라울 정도로 빨리 서연을 벗었어요. 근데 가슴 한 켠에는 허전함과 공허함이 계속 되는 거예요. 후유증이 늦게 와서 여전히 가슴앓이 중인 것 같다고 할까”라는 말로 최근 근황을 전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하면서 무언가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였어요. 원래의 저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드라마가 끝나기 전부터 겁을 많이 먹었어요. ‘괜찮다’ ‘괜찮다’를 스스로에게 계속 확인시키면서 지냈는데 어느 순간 그게 풀려버린 거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천일의 약속’은 배우 수애에게 ‘감정의 노동’ 같은 시간이었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병에 걸렸던 그녀는 쉽게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도, 마음껏 아파할 수도 없었다. 아프지만 불쌍해 보이기 싫었던 서연이라는 극중 인물 탓에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막 망가지면 오히려 쉬웠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요. 누구나 생각하는 환자처럼 하고 있었다면, 사람들이 모두 불쌍하고 아프게 봤겠지만, 겉모습으로 표현하는 일차원적인 것이 아닌, 눈빛과 마음으로 그것을 표현해야 했어요. 끝까지 자존심을 잃지 않는 아이이길 (김수현) 작가님이 바랐고, 저 역시 그것을 원했죠.”


수애는 스스로 “뼈 속까지 배우”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착과 욕심이 크다. 늘 현장에서 ‘이게 맞나요’라고 묻고, ‘저는 잘 모르겠어요’를 반복한다. 연기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놓치고 있는 게 있을까봐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연기, 혹은 감정을 뛰어넘고 싶은 욕심에 늘 스스로를 다그치고, 그렇게 성장해 간다.

“저는 늘 연기를 하고 있지만 하면서도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어요. 그걸 뛰어넘고 싶은 욕심이랄까.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의무감인지, 욕심인지...... 나에게 있어 언제나 성실함과 노력은 자신 있지만 그 외적인 것으로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런 마음을 벗으려면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해 수애는 ‘천일의 약속’과 ‘아테나: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 두 작품에 출연했다. ‘천일의 약속’에서는 절절한 멜로를, ‘아테나’에서는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아테나’ 출연 당시 청순가련형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수애는 ‘니킥수애’ ‘액션수애’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1년은 저에게 행운의 해가 아니었나 싶어요. 연기 생활을 하면서 갈망하고 꿈꿨던 액션, 또 심리적인 감정을 극대화 해 전달해야 하는 신파를 모두 했다는 것이 배우로서 보람있는 한 해였어요. 다만 서른 초반의 나이를 보내면서 수애의 모습으로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그녀 스스로가 바라는 수애의 모습은 무엇일까. “본업에만 너무 충실하다 보니 개인적인 것을 많이 잃었던 한 해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유난히 하루 24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 늘 감정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끝나 있는 거에요. 그만큼 많은 것을 얻었고, 욕심도 더 생겼지만 개인적인 것들은 잘......”

그러면서 그녀는 말했다. “인간으로서는 가장 평범하게, 또 배우로서는 가장 치열하게 살고 싶어요. 가장 평범할 수 있는 여자이고 싶은데 사실 여배우는 화려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것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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