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육아정책 '갈팡질팡'…"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부모들 분노

공약(空約)으로 끝난 MB 공약…누구는 지원, 누구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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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약(空約)으로 끝난 MB 영유야 보육.육아 공약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Mom&Baby' 플랜을 통해 국가의 보.교육체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켜 낳고 싶게, 키우기 쉽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2012년까지 0세부터 5세까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하고, 보육시설 미이용자의 경우에는 가족 또는 친척이 양육하더라도 보육시설 이용금액의 상당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은 어떨까? 부족하기는 하지만 만 5세과정에 대해서는 보육시설.교육시설을 누리과정으로 통합해 월 20만원씩을 오는 3월부터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0~4세까지에 대한 보육비.양육비 지원 문제가 극심한 혼란에 빠지면서 해당 연령대의 부모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0~4세 유아에 대해 보육시설 이용자는 소득하위 70% 가정에 보육비를 지원했고, 시설 미이용자에 대해서는 차상위 계층에 대해서만 양육비를 지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3~4세에 대한 보육비 지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만 5세 누리과정이 사실상 3세로 확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 어느 장단에 춤추나?…정부.국회 제각각, 언론보도도 제멋대로

그러나 막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에는 3~4세 보육비 지원은 온데 간데 없고 당초 논의에 없던 0~2세 영유아에 대한 보육 지원비 1조 8천억원이 포함됐다.

3~4세 아이들의 보육비 지원이 빠지면서 '0~2세 엄마들' vs '3~4세 엄마들'의 대립 양상이 나타나고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0~2세 아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는 아이 엄마들의 불만의 글이 폭주했고, 육아카페에서는 현정부의 보육 정책이 집중적인 성토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내년부터 0~2세 아이들에게 보육료 뿐 아니라 양육비도 지원할 방침을 밝혔고 일부 언론들이 '내년부터 0~2세 양육비 (전면) 지원', '내년부터 3~4세 보육비 전면 지원'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현재 논의중인 사안으로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해명자료를 내면서 0~4세 아이를 둔 부모들이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 지 헷갈리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 현실을 똑바로 보라! 누구는 지원, 누구는 제외…부정.편법도 있어

정부가 올해부터 만0-2세 아이들에게 보육료를 지원하기로 한데 대해 인터넷 육아카페에서는 3~4세 아이들 둔 엄마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다.

오는 3월부터 어린이집을 보내는 0~2세 아이에 대해 월 20만원의 보육비가 지원되지만 정작 어린이집 수요가 높은 3~4세 아이들은 기존대로 소득하위 70% 가정만 보육비를 지원받기 때문이다.

소득하위 70% 가정이라면 웬만한 아이들이 대부분 혜택을 볼 것 같지만 사정은 딴판이다. 유리지갑이라고 불리는 직장인들은 소득이 투명하게 파악된다.

그러나 나머지 직업군은 그렇지 않아서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맞벌이 집안의 경우 부부의 소득을 합산하면 소득하위 70%를 벗어나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만 4살, 3살, 그리고 17개월짜리 쌍둥이 등 4남매를 키우고 있는 주부 오정은(33)씨는 "남편이 대기업에서 일하지만 월급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작년에 들어온 성과급 때문에 올해부터는 작년까지 받던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지만 그 성과급보다 보육료가 더 많이 나간다"며 울상을 지었다.

◈ 부모들 "아이들 보낼 곳 없어"…서울시 "보육시설 부족하지 않아" 한가한 소리

그런가하면 통계와 달리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집에서 받을 수 있는 숫자보다 대기하는 아이들 숫자가 많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대고 싶어도 보내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만 3세짜리 여아를 두고 있는 김 모(35)씨는 "사는 지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들어갈 자리가 없다"면서 "이사온지 6개월이 다 돼가는 데 아이를 집안에서 빈둥빈둥 놀리고 있어서 가여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만 4세 아이의 엄마이자 현재 임신 중인 경기도 안양의 이미령(32) 씨도 황금돼지띠인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겪었던 고생담을 털어놨다.

이 씨는 "8군데에 원서를 넣었는데 연락이 온 곳은 2군데 뿐이었다"며 "인기 어린이집의 경우 30명 정원인 반을 모집하는데 학부모 400명이 와서 입학 설명회를 듣기도 해 놀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럼에도 서울시청 보육과 관계자는 "현재 수요 아동 대비 보육시설이 120% 정도로 부족하지 않다"고 한가한 소리를 했다.

◈ 1년만 더 기다려?…정부 못믿어

이명박 정부의 대선공약 대로라면 올해부터는 양육비.보육비는 부족하기는 해도 모든 아이들에게 지원돼야 했다.

하지만 공약이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그치고, 대통령이 언급한 3~4세 보육비 대신에 느닷없이 0~2세 보육비가 국가 예산에 포함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한 실정이다.

한 육아카페에서 아이디 '달콤'을 쓰는 네티즌은 "원래 (작년에도) 만 3,4세로 확대한다고 정부에서 얘기한 건데, 내년이라고 어떻게 될 지 누가 아나. 지금 당장 해달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혼란이 가득한 상황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육아, 보육정책이 표심잡기에 이용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서울YMCA시민중계실 유상진 간사는 "표를 의식한 갑작스런 땜질식 처방이나 필요한 곳마다 끼워 맞추는 지원 정책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재원마련안을 포함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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