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때리는 농림부 장관? 긴급 기자회견에 오히려 여론 '뭇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에 기자회견 비판 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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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민 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방침을 밝힌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서 장관은 13일 과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구제역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허가 없이 소를 이동시킬 경우 1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페널티를 주고, 만약 소의 이동 때문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농가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가의 소 수매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장관은 "지난 1997년과 98년 20만 1,000마리를 수매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수매 후 추후 방출하게 되면 품질 하락과 함께 시장 혼란만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를 굶기고 쌀을 뿌리는 행위도 용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서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5일과 11일 축산농가와 쌀 농가의 시위에 이어 오는 16일 또다시 젖소 농가들의 시위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정부가 농민들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미리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 장관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은 외면하고 너무 행정편의적으로 농정을 펼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에는 서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이 수백 건씩 쏟아져 나왔다.

트위터리안 @gangXXXX님은 "서규용 장관이 우는 아이 때리는 일을 하는군요. 말을 하기보다 적당이 말 듣는 척하다 협박하고 협박 안 통하면 잡아 넣는 게 이 정권의 기본적인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누리꾼 희X님도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고 마치 시장경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국가의 근간인 농업과 축산업이 무너지면 룰루랄라 노래를 부를 나라가 과연 누구일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는 농민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린 꿈XX님은 "농민들 보면 안타깝기는 하지만, 한우 수요 늘어난다고 정교한 계획없이 한우 사육 숫자를 늘린 농민들도 딱하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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