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 속에 개인 결혼 중개인에게 거액을 주고 이성과 만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 "부산에 남자 씨가 말랐나요?" 맞선에 나오는 남성 90% 타지역 직장인
올해로 직장생활 6년차에 접어든 공무원 이모(30.여)씨.
30대에 접어들자 부모님의 결혼 압박은 부쩍 늘었지만 부산에서 마음에 맞는 남성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라며 한숨을 내쉰다.
때문에 이씨는 울산이나 창원, 급기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남성들과 한달에 2-3번씩 '원정 소개팅'에 나선다.
이씨는 "주위를 둘러봐도 30대 미혼 여성이 심각하게 많고, 다들 부산에서 남자를 만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면서 “하지만 넋놓고 만남을 게을리 할 수 없으니 울산, 창원 등을 중심으로 원정 소개팅을 하는데, 거리상 자주 만나기 힘들고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하다보니 실제 결혼이 성사되기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 "뚜쟁이의 부활" 몇백만원 대 수수료 챙기는 개인 결혼 중개인 급증
이같은 절박한 분위기를 타고, 과거에 성행했다 한때 주춤해진 개인 결혼 중매자 속칭 '뚜쟁이'까지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기존 결혼중매업체는 가입비와 만남에 따라 돈을 내고 부모님의 학력, 집안, 직업 등 깐깐하게 등급을 주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만, '뚜쟁이'를 통하면 만남의 횟수와 상관없이 이성과 만날 수 있고 결혼이 성사될 경우만 4백만원 씩 남녀가 건내면 된다.
개인 결혼 중개인 정모(61.여)씨는 "최근 2~3년 사이 여성들의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다들 결혼이 급한데, 당장 이성을 만나기 힘들어 상담할 겸 전화를 걸었다가 본격적인 만남을 주선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때문에 한동안 중매 일에 손을 놓았던 60대 '뚜쟁이'들이 다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이 성사되면 수백만원의 돈을 내야 하지만, 여성들은 결혼 성사 확율이 높기 때문에 감수할만하다는 반응이다.
사립대 교직원 김 모(32.여)씨는 “학교에 이른바 노처녀 선배들이 많아서 결혼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으니 '뚜쟁이'의 연락처 2~3개를 줬다"면서 "원하는 남성을 만날 수만 있다면, 또 결혼까지 골인한다면 4백만 원은 아깝지 않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같은 이점 때문에 이미 부산 지역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는 '뚜쟁이'를 통한 만남이 결혼의 전 과정으로 굳게 자리잡았다.
왜 미혼 여성들이 원정 소개팅에 나서고, 개인 결혼 중매자가 다시 부활한 것일까?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 따르면 2010년 전국의 가임여성 중 미혼여성의 비율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부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부산지역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없어서 교사, 공무원 등 안정된 직업군의 미혼 여성들이 남자를 찾지 못하자 외지까지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결혼정보업체 가연의 이기훈 지사장은 “부산에는 대기업이 없어 남자들이 서울이나 인근 경남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갔다”며 “공무원이나 공사 등 이른바 안정된 직업군의 여성들은 남성을 만나기도 힘들고, 실제로 소개해 줄 남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