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안 원장은 이날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와 사회기여 방법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권에 들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을 때마다 비켜나가곤 했던 안 원장 직접적으로 정치와 관련해 고심의 흔적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또 "어떤 선택이 의미가 있는가.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내가) 균형을 잡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며 현실 정치에 뛰어들지를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의사를 그만둘 때는 바이러스를 이미 오래 연구해서 열정을 갖고 잘할 수있다고 확신한데다, 바이러스 분야는 사람이 없지만 의사들은 많아 결정을 쉽게 내렸다"면서 "그러나 이것(정치 참여)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 분야에서 '전공'을 바꾸면 성공했던 경험칙이 정치에서도 통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정치는 이미 많은 분이 하고 있는데다, 이전에 내가 하던 일과는 좀 다른 것 같다"면서 "정치에 대해서는 '게스워크'(짐작)만 하고 있다. 상상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진솔하게 답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민의 기대사항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안 원장은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는 말에는 "정치에 아직 발을 디딘 사람은 아니라서, 여론조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관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야를 넘어 불고 있는 쇄신 바람에 대해선 "아직 진정성을 느끼기는 이르다.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제는 전체적으로 정치권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엿보였다.
기존 정치권에 대해서는"올해와 내년 경제쪽에서 굉장히 거대한 어려움이 밀어닥칠 텐데, 이제는 내부에서 힘을 합쳐 외부와 싸울 때"라고 주문했다.
안 원장은 총선과 관련해선 "국민의 의사가 정말 정직하고 확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꽃인 만큼, 많은 것이 바뀌고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미에서 이뤄질 구굴 회장인 에릭 슈미트와 마이크로소프트(MS)사 창업자 빌 게이츠와의 면담에 대해선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산업생태계를 잘 유지하고자 어떤 노력들 하고 계시는지 알고 싶다" "빌게이츠는 자선사업을 직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인데 이런 얘기가 제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