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달 31일 각 지방경찰청에 '학교폭력 단속활동 강화 지시' 공문을 내려보내 학교 인근 우범지대 순찰을 강화하고 불법행위가 심각하다면 구속 수사 사례를 늘리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지난 4일 '스쿨폴리스(학교지원경찰관)'를 공식 발족했다. 스쿨폴리스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교육지원청별로 1명씩 배치돼 오는 3월부터 범죄 예방활동 등에 투입된다.
◈경찰 대책…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문제는 경찰의 이런 대책이 과거의 대응책의 재탕이거나 착시효과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경찰이 도입하는 스쿨폴리스의 많은 부분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강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서울의 31개 경찰서별로 1명씩 '학교전담경찰관'을 지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제도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 서울청이 야심차게 발표한 '학교담당경찰관' 제도는 학교별로 담당 경찰이 배치돼 교내 폭력 서클 첩보 활동 등을 하는 것으로 이미 지난 1995년에 도입된 제도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미 도입된 제도지만 새로 도입되는 스쿨폴리스와의 연계 활동을 강화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쿨폴리스가 학교에 경찰 배치한다는 거 아녜요?"
새로운 부분인 스쿨폴리스마저도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스쿨폴리스가 학교에 경찰이 배치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등 일선 교사와 학생들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
스쿨폴리스는 일반적으로 각급 학교에 전직 경찰을 배치해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제도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교육청과 MOU를 체결할 때도 해당 제도의 이름은 스쿨폴리스가 아닌 '학교지원경찰관'이란 이름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누가 스쿨폴리스라고 하나? 학교지원경찰관인데"라며 "스쿨폴리스는 학교에 상주하는 걸로 오해할 수 있는데 경찰이 알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스쿨폴리스는 학교 파견 경찰이 맞긴 한데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이미 해당제도를 '스쿨폴리스'라고 사용하고 있다"며 "학교지원경찰관이라고 병기를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 '전시행정'에 싸늘한 반응
이에 따라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들은 '전시행정'이라며 싸늘한 반응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만난 김 모(17) 양은 "학교 폭력이라는 게 학교 인근 이외에서도 발생하기 마련인데 학교 근처 순찰을 강화한다면 폭력은 더욱 음지로 숨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에 있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신 모(17) 군도 "학교 안에 있는 선생님도 파악하기 어려운 학교 폭력을 학교 밖에 있는 경찰이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년차 영어 교사인 이 모 씨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학생들을 바꿔야하는데 경찰은 그동안 효과를 보지 못한 기존의 대책을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