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김 고문 추모미사가 열리는 시각.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초대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들이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를 찾았다.
일명 ‘VIP룸’으로 불리던 515호실. 김 고문이 갖은 폭행과 함께 10여 차례가 넘는 물고문, 전기고문을 당했던 곳이다.
고문대 등 고문 도구들은 오래전에 치워졌고, 지금은 세면대와 변기만 덩그렇게 남아있었다.
박종철 군을 고문으로 숨지게 했던 같은 층의 509호실을 통해 당시 고문 현장의 참상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
김 고문은 그의 책 ‘남영동’에서 “고문을 할 때는 온 몸을 발가벗기고 눈을 가렸습니다... 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고문이 잘 되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발에는 전원을 연결시켰습니다. 처음엔 약하고 짧게, 점차 강하고 길게, 강약을 번갈아 가면서 전기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라고 치떨리는 시간들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