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공분실에 김근태 추모 조화 놓은 경찰, 무슨 생각?

"고인의 고통과 아픔 절절히 느꼈다…우리 사회에 다시는 고문이 있어선 안 될 것"

조허ㅘㄴ
옛 남영동 대공분실인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화제다.

이곳은 민주화운동을 하던 김 고문이 경찰에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던 자리로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곳이기도 하다.

조화를 직접 올려놓은 손창현 경찰청 인권보호계장은 2일‘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인께서 이곳에서 겪었을 고통과 아픔을 절절히 느끼면서 직원들이 마음을 모아 당시 조사실에 조화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계장은 “당연히 조의 표시를 해야한다고 생각 했다”면서 “별세 소식을 접한 아침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건의를 드렸고, 조 청장이 기꺼이 빈소에 조화를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그 과정을 설명했다.

우려나 반대는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경찰들은 인간애를 갖춘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희에게 격려를 보낸다거나 마음 속 깊이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직무수행 현장에서 순직했던 경찰 동료들에 대한 재조명이나 추모도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다행스러운 점은 어쨌든 우리 사회에 다시는 그와 같은 고문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들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계장은 현재 경찰청의 인권정책을 기획하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 당시 대공분실 자리에 세워진 인권보호센터에서 방문객들에게 조사실과 전시실 등을 안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손 계장은 보존 중인 취조실을 방문객들에게 소개하면 "지나가는 기차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자신이 김 고문의 저서 ‘남영동’의 대목을 소개했다는 일화도 꺼냈다.

그는 “저서에 보면 밤이 늦어서 조사실에 고립되어 있는데 기차바퀴 소리나 기적소리 같은 게 아련하게 들리고 그런 기차소리가 절망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나를 밖의 세계와 연결시켜주는 끈이 됐다는 구절이 있다”면서 “희망의 소리인 것이죠. 눈을 감고 기차소리를 들어보자 그런 분들의 마음을 들어보자, 이런 제안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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